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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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나의 이야기 2025. 6. 12. 00:01
그날이 오면 심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삼각산( 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한강(漢江)이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종로(鍾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드리받아 울리오리다.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육조(六曺)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 하거든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러메고는여러분의 행렬( 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일제의 가혹한 침탈에 저항한 이 시는 저항 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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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또 다른 고향나의 이야기 2025. 6. 11. 00:01
또 다른 고향 윤동주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내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어둠 속에서 곱게 풍화작용하는백골을 들여다 보며눈물 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백골이 우는 것이냐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지조 높은 개는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어둠을 짖는 개는나를 쫓는 것일 게다.가자 가자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백골 몰래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고향상실에서 오는 불안 심리가 절망의 벽을 넘고 있다. 그의 고향(북간도)은이미 일제의 질곡에 묶인 채 신음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의 고향 상실은 죽음과 친숙한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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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판잣집나의 이야기 2025. 6. 10. 00:01
우리 집은 판잣집 유영석 우리 집은 판잣집, 기와집만 있는 동네 판잣집은 하나뿐,빗방울 떨어지면 아버지는 망치 드시고 지붕 위로 올라가시고바람 불면 어머니는 꼬깃꼬깃 종이로 바람구멍 막으셨지요.추운 새벽 아버지는 나와 동생에게 이불 덮어 주시고조용한 밤, 잠드신 어머니 허리 위에 책 펴 놓고 공부하지요.어머니 몸 움직 이면 책은 방바닥에 굴러 떨어지고요.학교에서 돌아오는 골목길 성적표 불끈 쥐고 마구 뛰어갔어요. ●홍제초등학교 5학년 때이라는 동시로에 입선한 작품, 판잣집의 애환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의 불꽃을 피우는 나를 누군가가 알아주는 듯해 뛸듯이 기뻤다. 이 글은 한국산문, 제218회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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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나의 이야기 2025. 6. 9. 00:01
찔레꽃 김길순 장미의 전성기가 지나가면 곧 찔레꽃이 핀다.장미에 비하면 화려하지 않은 꽃이지만 하얗고 순박한 꽃에서서러움을 달래주는 고향의 언니 같은 꽃이다. 장사익이 부른 노래 중에 감동적인 곡이 바로 찔레꽃이다.시골에 가면 지천으로 피는꽃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꽃찔레꽃향기를 맏아본 사람은 안다. 가시덤불속에서 올라온 새순 줄기를 유년시절에 잘근잘근 씹어본 기억도. 노래는 살아온 삶이 힘들 때 잠시라도 위안을 주기도 한다.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언덕 위의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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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목내이나의 이야기 2025. 6. 8. 00:01
숨 쉬는 목내이 김형원 오, 나는 본다!숨쉬이는 목내이를 라는 옷을 입히고라는 약을 발라이라는 관(棺)에 넣은목내이를 나는 본다. 그리고 나는나 자신이 이미숨쉬기는 목내이임을아, 나는 조상(弔喪)한다! ****************************** 이 시는 (21호, 1922.3)에 발표된 김형원의 작품이다.기성의 가치관을 회의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추구하려는, 대담하면서도 진솔한 직설적 표현이 역동적이다. ※1901년에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김형원 시인의 호는 석송, 보성고보를 나와 중외, 동아, 매일신보의 기자를 거쳐 1937년까지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역임했다.공보처 차장으로 있다가 6·25때 납북 후레는 지금까지 생사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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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은 산길 같아서나의 이야기 2025. 6. 7. 00:01
우정은 산길 같아서 김길순 중1 때 지방에서 서울로 전학 와서 동대문 밖 창신동에서 나는 오빠와 언니와 함께 자취하며 학교를 다녔다. 마을 길을 지나면 창신동 돌산 깎는 트럭이 줄을 이었다. 창신동 뒷산 넘어가는 길엔 울창한 숲도 있고 채소 밭도 있었다. 새벽이면 두부 장수 종소리가 잠을 깨웠다. 모두가 부지런함이 새벽부터 창신동은 시시각각으로 분주하였다. 그때 함께 학교를 다녔던 반 짝꿍이 지금은 한국 문단에 이름을 우뚝 남기고 있다. 여고 2년 때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울면서 들어온 친구, 사연은 며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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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나의 이야기 2025. 6. 6. 00:01
청개구리는 장마 때에 운다. 차디찬 비 맞은나뭇잎에서 하늘을 원망하듯 치어다보며 목이터지도록 소리쳐 운다 청개구리는 불효한 자식이었다. 어미의 말을 한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어미 청개구리가 오늘은 산에 가서 놀아라 하면 그는 물에가서 놀았고 또 물에 가서 놀아라 하면 그는 기어이 산으로만 갔었느니라 알뜰하게 애태우던 어미 청개구리가 이 세상을다 살고 떠나려 할 떄, 그의 시체를 산에 묻어주기를바랬다. 그리하여 모로만 가는 자식의 머리를 만지며 내가 죽거든 강가에 묻어다고 하였다 청개구리는 어미의 죽음을 보았을때 비로소천지가 아득하였다. 그제서야 어미의 생전에 한번도 순종하지 않았던 것이 뼈 아프게 뉘어쳐졌다 청개구리는 조그만 가슴에 슬픔을 안고, 어미의 마지막 부탁을 좋아 물 맑은 강가에 시체를 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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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폴 사르트르 탄생 120주년 글을 읽고나의 이야기 2025. 6. 5. 01:49
장 폴 사르트르 탄생 120주년 글을 읽고 올해 2025년 장 폴 사르트르(1905~1980)가 태어났다. 사르트르는 1905년 중산층 유복한 가족에서 태어나, 명문 파리고등사범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의 문학과 사상과 실천은 전 세계가 실존주의 나침판으로 삼아왔다. 그의 삶을 그의 후배 카뮈와 비교하여 간단히 일별해 본다. 1938년 작 는 철학과 문학을 넘나드는 새로운 소설이었다.1939년에 출간한 소설집 은 자유를 찾아 도피하려던 실존들이 결국은 벽에 막혀 한계에 이른다는 철학적 소설이다.1943년 38세의 가을에 쓴 히곡으로 타자와 의사소통에 대한태도를 기억하려 한다. 타인을 의식하다가 결국 자신의 주체성을 잃어버리는 상황을 사르트르는 '지옥'으로 규정한다.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