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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란 김길순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요즘 마음도 착 가라 앉는다. 주말 오전은 쉬고 모레는 북경에 사는 아들이 볼일 차 들린다고 해서 벌써 마음부터 바쁘다. 과일가게에 들러 딸기도 사과도 오렌지도 골라 담으니 벌써 밀대는 부피가 수북하고 무심코 한길로 걸어 나와 걷는데 지나..
'여자만 아구찜 나라' 에서 김길순 저녁 해그름에 운동을 마치고 버스정류소 앞까지 10여분 걸었다. 버스는 오질 않고 빌딩 쇼윈도에는 네온사인이 하나씩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위의 간판에 적힌 상호가 '여자만 아구찜나라'라기에 들여다 보았다. 손님이 가득 찬 가운데 테이블 마다 매..
화가 박혜숙 그림 그리움 김길순 나의 어릴적 기억을 살려내는 노래는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이다. 언젠가 미국 여행길에 자유의 여신상을 찾아 가는 길에 길거리 악사가 바이올린으로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노래를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해주었다. 이역만리에서 고향의 ..
할미꽃 엄니 김길순 까칠한 덤불 속에서 피어난 할미꽃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서 고개를 떨구고 계십니까 온갖 세상일 마다하지 않으시고 한세상 살다 가시더니 당신의 가슴속 따사로운 솜털 모자를 쓰고 오셨네요. 웃음소리도 다툼소리도 들리지 않는 외로운 산기슭에서 행여 자식 찾..
박혜숙 그림 군자란에 대한 집착 김길순 사당동에서 살 땐 남향집 주택이었다. 창가에서 겨울을 나면 이른 봄에 군자란 꽃봉오리 통통하게 송이송이 고웁고 신비롭기 까지 했다. 몇년 전 동 남향 아파트10층으로 이사온 후로는 군자란이 잎은 무성한데 꽃을 못 본지가 여럿해다. 아래층에..
양태석 그림 조랑말 김길순 해풍이 몰아치는 제주도 해변에서 멀리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쌍꺼풀 진 동그란 눈은 향수에 젖은 눈이었다. 관광객을 위해서 추우나 더우나 온종일 서 있는 조랑말 몽고 초원을 그리워 하는지 향수에 젖은 눈을 하고 있었다. 파란 바다를 바라보는 까닭은 ..
김근희 그림 만두를 만들며 김길순 구정에 먹을 만두 도톰하게 속을 채우고 마무리 테두리에 물을 바른 후 닭 벼슬같이 꼬불꼬불 모양내어 터지지 않게 해주지 한 소쿠리는 못 되어도 반 소쿠리는 만들어야 나눠 먹을 수 있지 살짝 익혀 식탁에 오를 때 까지 냉장실에서 기다림 설렘임으..
우체통 김길순 지나치다 보면 괜히 기쁜 소식이 올 것 같은 예감을 주는 우체통 몇 년 전 우체국 옆으로 이사를 온 후 부턴 내 집 드나들듯 편리 했었는데 올 정초에 이사를 갔다. 이유를 물어본즉 장사가 안 된다고만 했다. 짐작으로는 주위에 아파트 건설로 철거할 집이 수천가구가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