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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정시학> 표지발췌 지하철 안의 풍경 김길순 지하철 문이 열리고 들어가면 앉은 이 서 있는 이 거이다 핸드폰을 들고 손가락을 움직인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물도 한 번 쳐다보면 좋으련만 시선은 오로지 핸드폰 위로 간간이 환성역을 지난다는 방송을 엿 듣고 내리긴 하지만 ..
꿈을 주는 무지개 김길순 소나기가 오더니 광선의 굴절로 먼 하늘에 무지개가 떴네. 초등학교 때 열심히 외웠던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색동옷 꼬까옷만큼이나 고운 유년의 꿈 보여주려 서쪽 하늘에서 비춰주네. 무지개의 영어 레인보우(rainbow)가 바로 레인(비)과 보우(활)의 합성어라면 우..
『휴전선 철조망』전재승 시집을 읽고 / 김길순 G,O.P 풍경 전재승 땔감을 마련하려고 도끼질을 해도 도끼날이 망가지고 그날의 파편이 나왔다. 상추나 고추를 심기 위해 조금만 땅을 파헤쳐도, 여기저기서 그날의 해골과 뼈다귀가 나오고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분..
명사의 문학특강(문학의 오늘)특집에서 김길순 고은 +오봉옥(문학의 오늘 편집인) 대담 내용에서 고은 선생님의 시중 노래로 만들어진 게 아주 많은데요. 그중 <세노야>라는 노래를 올려 보겠습니다.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 세노야 세노야 ..
<문학의 오늘>에서 김길순 좋은 시란 첫째 감동 있는 시, 둘째, 새로운 미학을 탐구하고 있거나, 셋째, 상상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가 좋은 시라고 생각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초적인 감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고, 아방가르드 혹은 새로운 언어 실험에만 집착해선 안 됩니..
빗소리 김길순 새벽을 여는 여름 빗소리 멀리 용마산 언저리 희뿌연 안개구름 가리고 마천루같이 서있는 빌딩 위로 여름비 뿌린다. 또 하루를 열고 차창에 비 쓸어내리며 생활을 열고 달리는 차들은 강남으로 강북으로 사정없이 달린다. 청포도 농원엔 싱그러운 비를 맞고 잘 물들어 가..
행운상과 행운목 김길순 서울 시민생활체육대회에 참석하러 우리 일행들은 행사장에 도착했다. 축하 화환들과 화분들은 리본을 달고 소속을 알리는 글과 축하의 글이 담겨져 있었다. 원탁에 앉은 검붉게 탄 얼굴들 탁구부 축구 자전거 등산 등 파트별로 앉은 가운데 전반기의 경과..
여름 김길순 땡볕에 곱게 피어난 채송화도 만나고 꽃망울 달고 송이송이 피어난 접시꽃도 만나는 여름이네 해바라기가 해를 사랑하고 달맞이꽃이 달을 그리듯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다가 그리워 하다가 강물처럼 가고 있네 짧은 여름밤 바람이 속삭이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