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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이 펄펄 날리니 김길순 그제 오전10시경 외출을 하려는데 흰 눈이 펄펄 날리기 시작했다 까치가 흰 눈 소식이 반가워서 까치까치 뒤따라 참새들도 짹짹 요란 하기에 나무 위를 쳐다보게 됐다. 아마 마른 나뭇가지가 젖어지기에 처소가 불안전해서 짹짹하나 여니 때와는 다르게 유난..
남편 타령 김길순 날마다 식탁에 마주 앉는 사람 불평을 마음껏 늘어놓을 수 있는 사람 아옹다옹 다투면서도 종착역까지 함께 가는 사람 자식과 손자들 사진을 함께 보는 그이 다시 태어나면 나하고 다시 살아요? 그 말의 답을 듣지 못했네 나에게 물어오면 뭐라고 말할까. 여보, 사랑해! ..
윤문영그림 노인 복지관 김길순 먼 여정을 걷고 걸으며 자식농사 다 지어놓고 찾은 곳이네 초롱초롱한 눈빛은 어디로 가고 조화처럼 바람에 쉬이 흔들리지 않은 그러한 꽃으로 보이지만 배움의 열정, 마음만은 붉은 꽃이라네. 산바람 강바람 햇볕을 뒤로 한 채 마트를 지나 교회를 지나 ..
이불을 덮으며 김길순 할머니 얘기를 들어보면 오래전 장작불로 군불을 피워 겨울을 보내던 시절 솜이불 하나에 많은 식구가 발만 덮고 자는 집도 있었다지. 내 얘길 하자면 시집 올 때 봉황 수놓은 베개에다 비단 이브자리를 해왔지. 언제부터인가 가볍운 솜털 이불이 나온 다음부터는 ..
정유년 새해 아침 김길순 해돋이 보러간다고 벼르고 잤는데 새벽을 놓쳐 버렸네. 희뿌연 창밖 용마산 꼭대기 안개로 가렸지만 새날은 밝아 정월 초하루 달력 날자는 시작이 되었네. 부지런한 자원 봉사자들은 천명에게 나눠줄 떡국을 끓여 용마산 해돋이 보고 내려오는 이들에게 대접하..
겨울밤에 김길순 기나긴 겨울밤 불을 밝히고 그대 날개를 펴도록 소생하는 노래를 띄워 보내리다. 어둠의 고독 같은 거 걷어내고 뜨거운 사랑 노래로 가슴 가득 채워 드리리다. 찬비 내리는 창박 빗소리 은밀한 방까지 젖게 하지만 그대 찾아들 수 있는 마음 한 자락 찬비에 얼지 않도록 ..
오늘부터는 김장 준비 한다고 바쁘네요. 동치미 담그고 알타리 그리고 모레는 배추김치 김장을해야겠어요. 제1시집 <단추>에 올려진 시 한편을 올립니다. 동치미를 담그며 김길순 함박눈이 내린 밤 식구들 이야기는 끝이 없었네 땅에 묻은 항아리에서는 조선무들 살얼음 속에 겨울..
겨울비 김길순 잿빛 하늘에 겨울비가 내리네. 가랑잎 땅에 젖어 날리지 못하고 밟히네. 밟고 간 자리 꽃물 찍어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를 써 마음으로 전하네. 사랑은 고운 단풍만큼이나 찬란하게 눈부셨다고, 계절의 이별 속에 이별인 듯만 하고 지내다 얼음 녹는 이른 봄날 초록 창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