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허름한 주머니들 외 1편나의 이야기 2024. 12. 4. 00:01
마경덕 시인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시집 『신발론』 『글러브 중독자』 『사물의 입』 『그녀의 외로움은 B형』 『악어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밤』 북한강문학상 대상. 두레문학상. 선경상상인문학상. 모던포엠문학상. 김기림문학상. 미래시학문학상. 문학에스프리 문학상. ------------------------------------------------------------------------허름한 주머니들 외 1편 마경덕 골목길을 등지고 돌아앉은 그 집닫힌 작은 창문 하나, 그 너머가 궁금했다 창을 두드리다 돌아서는 저녁 햇살의 꼬리를 밟은 적이 있다 기웃거리던 내 호기심이 창틈에 끼인 적도 있다 할 일이 없어 보이는 ..
-
편지 / 한강나의 이야기 2024. 12. 2. 05:01
편지 한강그동안 아픈 데 없이 잘 지내셨는지궁금했습니다꽃 피고 지는 길그 길을 떠나겨울 한번 보내기가 이리 힘들어때 아닌 삼월 봄눈 퍼붓습니다겨우내내 지나온 열 끓는 세월얼어붙은 밤과 낮을 지나며한 평 아랫목의 눈물겨움잊지 못할 겁니다누가 감히 말하는 거야 무슨 근거로 무슨 근거로 이 눈이 멈춘 다고 멈추고 만다고… 천지에, 퍼붓는 이… 폭설이,보이지 않아? 휘어져 부러지는 솔가지들,… 퇴색한 저 암록빛이, 이, 이, 바람 가운데, 기댈 벽 하나 없는 가운데,아아… 나아갈 길조차 묻혀버린 곳, 이곳 말이야…그래 지낼 만하신지 아직도 삶은또아리튼 협곡인지 당신의 노래는아직도 허물리는 곤두박질인지당신을 보고난 밤이면 새도록 등이 시려워..
-
신경림, 고단한 삶이 시가 됐다나의 이야기 2024. 12. 1. 22:17
고단한 삶이 시가 됐다 신경림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 달린 가설무대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따라붙어 악을 쓰는 조무래기들뿐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벼락에 붙어 서서철없이 킬킬대는구나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산 구석에 처벅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비료 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
고향의 노래나의 이야기 2024. 11. 30. 22:14
● 11월 마지막 날을 보내면서 이수인 작곡 고향의 노래를 불러보면서 올립니다. 고향의 노래 이수인 작곡 / 김재호 작시 국화꽃 져 버린 겨울 뜨락에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아 이제는 한적한 빈들에 서보라고향 집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산 골짝 깊은 골 초가 마을에봄이오면 가지마다 꽃잔치 흥겨우리아 이제는 손모아 눈을 감으라고향 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고향 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 이수인- 30여년이 넘도록 KBS어린이 합창단을 이끌며 학생들은물론 일반인들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
-
(시) 산나의 이야기 2024. 11. 29. 00:01
산 김소월 / 시인산새도 오리나무위에서 운다산새는 왜 우노, 시메산골영 넘어가려고 그래서 울지.눈은 내리네, 와서 덮이네.오늘도 하룻길칠팔십 리돌아서서 육십 리는 가기도 했소.불귀(不歸), 불귀(不歸), 다시 불귀(不歸),삼수갑산에 다시 불귀(不歸).사나이 속이라 잊으련만,십오 년 정분을 못 잊겠네.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산새도 오리나무 **********************************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고 했습니다. 산새가 운다고 한 게 아니고 산새도 운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산새 말고 또 누가 울고 있어야 합니다. 그가 바로 김소월 자신이라 봅니다. 15년 간이나 살던 정분을 못 잊어 눈물을 뿌리며 떠나가는 겁니다. 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