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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며
김길순
가족 모두 외출하고
혼자 남은 가을 날
앙상한 정신에 쓸쓸함과 외로움과
허망함을 달래 줄 벗은 커피다.
설탕도 프림도 커피도 혼합하여
달짝지근하게 타서 마신다.
시커먼 속이 보이는 씁쓸한 커피는
오늘은 아니고
사랑이 머물고 간 자리처럼
안개 속 같이 뿌옇게
달콤한 향기를 남겨줘야 한다.
내 속이 너무 말갛지 않게
정신이 너무 새록새록 해 져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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