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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전등사 오르는 길에 있는 보호수 600년된 은행나무
가을 산에 들어
김길순
가을 산은 잔치 집 같이 분주하다.
산이 품고 있는 한권의 책을 읽어 보면
연일 나무마다 노랑 빨강 곱게 단장시켜
딸을 시집보내듯 날려 보낸다.
육백년 묶은 강화도 은행나무
자신의 몸에는 시멘트로 심을 메꾸어
맥박은 뛰고 있어 시집보내는 단풍만은
여느 나무보다 더 노랗게
물들게 하여 보내고 있었다.
겨울잠을 자기 전
앞 다투어 고운 옷 입혀 보낸 후
동면에 들려고 하는 나무들
책을 읽듯이 한권의 분주한
가을 산을 읽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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