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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산에 들어
    전체보기 2013. 11. 5. 14:28

                          강화도 전등사 오르는 길에 있는 보호수 600년된 은행나무

     

     

     

     

      가을 산에 들어

     

                                               김길순

     

    가을 산은 잔치 집 같이 분주하다.

    산이 품고 있는 한권의 책을 읽어 보면

    연일 나무마다 노랑 빨강 곱게 단장시켜

    딸을 시집보내듯 날려 보낸다.

     

    육백년 묶은 강화도 은행나무

    자신의 몸에는 시멘트로 심을 메꾸어

    맥박은 뛰고 있어 시집보내는 단풍만은

    여느 나무보다 더 노랗게

    물들게 하여 보내고 있었다.

     

    겨울잠을 자기 전

    앞 다투어 고운 옷 입혀 보낸 후

    동면에 들려고 하는 나무들

    책을 읽듯이 한권의 분주한

    가을 산을 읽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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