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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유산을 간병인에게 줬다는 그 말이
    나의 이야기 2013. 12. 3. 07:13

     

     

     

     

     

     

     

     

     

          많은 유산을 간병인에게 줬다는 그 말이

     

                                                                                                                                김길순

     

    오래 전 병원에서 죽음을 앞두고 있는 할아버지의 병간호를 간병인이 했는데

    자식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모두가 시간에 쫒기고 여러 날 매달릴 수가 없게 되자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런데 병간호를 성심으로 잘 해주니 할아버지는 일생동안 벌어놓은

    재산을 다주어도 아까울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가난한 간병인이 너무 고마워 재산의 상당한 부분을 주기로 각서를 써 줬다고 한다. 

    곧 돌아가시자 이 각서 때문에 자식들이 항의를 하면서 간병인과 법적으로 대응을 했다. 병든 아버지를  아들들은

    멀리 있다고 해서 한 번도 병실을 찾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유산은 모두 챙기려 했다. 당시 신문기사를 봤을

    아들의 소행이 괘씸하기 까지 했었다. 

     

    나는 지난번 감기몸살이 너무 심해서 갑작스럽게 혼자 응급실로 가게 됐다.

    말을 할 수도 없고 눈도 갑자기 침침해서 뜰 수가 없게 되었다. 링겔주사를 꽂은 얼마 후

    간신히 핸드폰으로 가족에게 연락을 시도 했다.

     

    아들은 북경에 있기 때문에 가깝게 사는 딸에게 핸드폰으로 연락을 하니 차로 이동중인가 받지를 않았다.

    일산에 있는 큰딸에게 연락하니 30분만에 달려 왔고 다음엔 직장에 있든 큰사위와 작은 딸 내외가 차례로 왔다.

    남편은 중요한 행사 때문에 핸드폰을 꺼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늦게 왔다.

    나는 눈을 뜰 수 없고 말은 하질 못했지만 말소리는 똑똑히 들렸다.

     

    모두가 웅성웅성 인사만 했는데 큰 사위는 가깝게 와서 이마를 짚어 주었다. 장모님 열이 있으시네요.

    그 와중에도 사위의 따뜻한 손길이 고마웠다. 

     

    나는 생각했다. 임종을 앞에 두고 말문을 닫은 사람에게도 상대의 말은 다 들을 수 있겠구나 하고 문병과

    간호는 참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를 해야 함을 절실히 느꼈다.

    간병인에게 많은 유산을 남겨줬다는 말을 실지로 입원해서 느껴보니 알것 같았다.

     

    일주일 동안 간병해준 남편도 고마웠지만  단 한 번의 이마를 짚어 준 큰 사위의 따뜻한 손길이 잊혀 지질 않는다.

    사위를 낳아준 사돈까지도 고마워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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