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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 않는 산행나의 이야기 2014. 6. 13. 11:05
잊혀지지 않는 산행
김길순
지난주 토요일이었다. 나는 몸이 찌부퉁하여 어디 공기 좋은 곳에나 다녀오고 싶었다.
마침 그이가 오늘은 시간이 좀 있으니 좋은 곳으로 모시겠다는 것이었다. 그이는 주말이면 친구들과 산행을 해 오고
있으니 산 좋고 공기 좋은 곳은 잘 알리라 생각하고 따라 나섰다.
수락산을 가는데 상계동쪽으로 가면 수목이 우거진 곳이 있다면서 한적한 골짜기 길을 택해서 승용차가 들어가는
곳 까지 들어갔다. 차를 새워두고 산으로 들어가는데 한쪽에 활쏘는 연습장이 보였다. 둥근 가운데 점을 겨냥해 활을
쏘고 있었다.
즐기고 있을 무렵 어디선가 총소리가 탕탕하고 들려왔다. 산이 자르르하고 울린다. 마음이 섬뜩하면서 아 잘못 왔구나
싶었다. 부근에 사격장이 있었다. 그이는 애써 이렇게 공기 좋고 수목이 우거진 곳은 찾기가 힘 드는데 잘 찾아왔다고 한다.
이어 총소리가 들리자 나는 이유를 말하지 않고 점심을 먹지 않은채 내려가자고 했다. 사람은 눈으로 보이는 것과 들리는
소리도 중요하다. 골짜기 물소리를 제치고 총소리라니 불안 그 자체였다. 올라가면서 활을 쏘고 그 다음엔 총소리가 나다니
옆에서 아무리 수목이 좋다고 한들 변명이 소용없었다.
그이가 말하지 않아도 미안 할 텐데 무슨 말이 필요 하랴. 여보 다음 부턴 대중들이 많이 찾는 쪽으로 산행을 합시다 하고
산행을 마치고 내려왔다. 오랜만에 들어본 그 총소리가 아직도 타당하고 매썹게 고막을 울리면서 이산에서 탕 저산에서 탕
자르르 울림이 이어지는 소리 가슴에 남아 있음을 지금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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