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형도 시<엄마 걱정>나의 이야기 2017. 3. 31. 01:00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바람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히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 시인 기형도씨는 1960년 경기도 연평에서 출샐하여 연세대학교 정외과를 졸업했으며
84년에 중앙일보사에 입사, 정치부 편집부 등에서 근무했다. 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등장한 그는 이후 독창적이면서 강한 개성의 시들을 발표했으으나 89년 3월
아까운 나이에 타계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적산의 진달래꽃<김상률>시 (0) 2017.04.05 시 <춘곤증> (0) 2017.04.03 백미에 흑미10%만 섞으면 보약이 된다. (0) 2017.03.27 정신재<미아리 고개>에 대한 소고를 읽고 (0) 2017.03.24 김이석님의 수필<허수아비>를 읽고 (0) 2017.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