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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영 소설 '포장마차'를 읽고
    나의 산문 2021. 3. 9. 00:05

     

     

    이번영 소설 '포장마차' 를 읽고

                                                                                                               김길순

     

    <문학사계> 77호(봄호)에 게재된 단편소설 '포장마차'를 재미있게 읽었다.

    노점 포장마차라 하면 날이 저물고 어둑해지면 거리의 불빛이 새어나는

    도시 한쪽 풍경이 떠오른다.

     

    하루를 마치면 출출하고 어쩐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찾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1960년대

    포장마차 이야기가 귀를 쫑긋하게  했다.

    이번영 소설가의 '포장마차'는 이렇게 전개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시골 태생으로 형제 많은 시골집에서

    서울 명문 S대를 입학은 했지만, 형편이 어려워 서울 올라와서 가정교사를

    하면서 근근이 대학을 다니던 중 바로

    아래 동생이 고교를 졸업할 무렵 아버지가

    직장을 잃게 되자 보리쌀 닷되에 청운의 꿈을 품고 상경한다.

     

    형제는 궁리 끝에 보리쌀 닷되를 팔고, 연장을 빌려서 포장마차를 만든다.

    처음엔 어려웠으나 차츰 나아져서 대학 입학금을 모으게 되었다.

     

    아우는 대입원서를 접수하고 시험을 보았다. 시골 어머니가 쓰러져

    내려갔던 동생이 여러날 후에 상경했다.

    어머니를 입원시키고 돌봐드렸던 것이다.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는

    다음 구절에서 눈치를 채게 된다.

     

    아우는, 내일 등록 마감날이라고 내게 확인시켜주었으니,

    불안할 아무것도 없다는듯, 차분하게 장사를 계속했다. 그런데 장사가 끝나고

    노상 하던대로 마차를 수습하여 끌고 마차보관소로

    거려던 참이었다.

     

    아우는 발을 떼지 않고 멈칫거렸다. 그러더니 젖어가는 목소리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한 마디를 꺼냈다. 이제껏 참았다가 그때서야 제 속을 드러냈던 것이다.   

     

    "학교는···" "학교는···?" "내년에···" "내년에···?" "가야 되것구만···" "아니···"

    "시골에서 돈을 몽땅 내주고 왔당개···"

    "아니···" 나름대로 살아보겠다고 버둥거리며 소란했던 도시의 하루도 이제

    고단한 잠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작가 소개

        이번영 李繁榮

    △전북 부안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졸업

    △경기고등학교 등 서울시 교직 종사. 한국교단문인협회 상임이사.

    △저서에 수필집 <거기에 섬이 있다> 스토리에세이집 <신혼여행> ,

      <고향> . 역사소설 . 《왜란, 소설 징비록》 강사소설

      <역사로 남은 조선의 살인과 재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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