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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장이 제맛을 내듯
    전체보기 2010. 11. 14. 07:07

     

     

     

     

     

     

     

     

     

     

     

     

     

     

     

     

     

    간장이 제맛을 내듯


     

    김길순


    간장이 맛들기 위해서는 갈등을 해소하는 여과의 과정이 필요하다.

    좋은 간장이 되기 위해서는 잘 뜬 메주와 좋은 소금을 만나야 한다.

    장독 속에서 잘 뜬 메주와 부패를 막으려는 소금이 짠 소금물로

    어울려 물속에 잠긴 채 한 달 넘게 곰삭는 과정은 몹시도 쓰리고

    아플 것이다. 항아리 뚜껑이 덮힌 채 춘하추동 사시장철 숨막히는

    어둠 속에서 견디어 내려면 속 삭는 아픔도 클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이 속 삭는 간장 독 같은 성질의 것이어서

    갈등을 견디어 내는 인내가 필요하다.

    열을 가해서 달여 내는 간장처럼, 펄펄 끓는 사랑으로 죽었다

    깨어나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작은 종지에 담겨져도 음식상

    중앙에 놓이게 된다.

     

    짠 맛에서 약간의 단 맛으로 우러나기 위해서 펄펄 끓는 사랑으로

    거듭나는 끝에 개성적인 사람이 될 수는 없을까 하는 게 나의 관심사다.

    짠 맛 속에 약간의 단 맛으로 우러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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