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교사와 10대 여중생의 머리채 싸움

 

 

 

 

 

 

 

 

 

                                                                                                           

 

50대 여교사와 10대 여중생의 머리채 싸움

                 - 칭찬과 질책과 무관심에 대하여 -

김길순

 

  요즈음 전남 순천시에 위치한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딴 짓을 하는 여학생(12세)에게 다가간 여교사(55세)가 노트를 빼앗아보려고 했다가 제지를 당했다. 여교사는 그 여학생의 뒷머리를 손바닥으로 때렸고, 여학생은 "교사가 학생을 때려도 되나요"라며 책상을 박차고 나갔다. 선생은 학생의 목을 잡아 앉히며 머리채를 잡았다. 학생도 선생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이 여선생과 여학생의 머리채 싸움은, 여학생을 사회봉사를 시키자는 경징계와 전학시켜야 한다는 중징계 사이를 설왕설래하다가 학생인권과 교권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교사나 일부 학부모가 중징계를 요구해 전학권고를 결정했는데, 결국 여중생의 아버지는 교장과 교감, 교사 등 7명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학부모들의 교사들에 대한 무더기 고소가 이뤄지는 등 교권이 무너지고 사회문제로 번지는 까닭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건 일찍부터 예측한 사실이다. 몇몇 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를 성급히 공포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네 개로 되어 있는 책상 다리 중에서 하나가 길게 보인다고 해서 성급히 자를 일이 아니다. 바닥이 고르지 않아서 뒤뚱거릴 경우에는 책상다리 밑 틈서리에다 받침대를 끼우면 된다. 그렇게 하면 책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체벌문제 가지고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할 일이 아니다. 그렇게 하자면 선생인권조례도 제정해야 하고, 교장인권조례도 제정해야 한다. 자를 필요가 없는 책상 다리를 함부로 자르다가 그게 잘못 되면 책상 다리 세 개를 모두 잘라야 한다. 그 세 개도 함부로 자르게 되면 잘못 자르다가 책상이 주저앉아서 장귀판도 아니고 바둑판도 아닌 어정쩡한 애물단지가 되고 만다.

  여기에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교육은 교육을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 교육심리, 교육철학적 견지에서 보면, 교육에 있어서 가장 바람직한 게 칭찬이요 그 다음이 질책이다. 그리고 가장 해로운 게 무관심이다.

  어린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야단을 맞으면 괜찮지만, 아무도 질책하는 사람이 없게 되면 불안하게 된다. 불안의식이 쌓이면 죄의식으로 발전하여 건전한 정신의 소유자로 자라지 못하게 된다. 당당하지 못하고 쭈뼛거리며 비굴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핵가족 사회라서 가정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서 학교에서마저 무관심의 늪으로 빠지게 되면 손해 보는 것은 학생 자신이요, 학부모요 대한민국이다. 체벌은 나쁜 것이지만, 체벌을 금지하는 것은 더욱 나쁘다.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교사의 체벌에 상처 입은 학생도 더러 있지만, 공부 안한다고 선생에게서 얻어맞고 정신을 차려서 크게 대성한 실례도 있다.  

  체벌이 좋을 리 없지만, 체벌보다 더 나쁜 것은 선생의 학생에 대한 무관심이다. 체벌이란 그래도 학생에 대한 관심(사랑을 포함하여)이 있을 때 하는 것이다. 공부를 하건 말건, 교실에서 담배를 피건 말고, 어떠한 잘못을 저지르건 말건 간섭하지 않고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학교는 죽은 학교요 회칠한 무덤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