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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김길순 (자작 시)
산불로 오시는 님에게
송두리째 바쳐 드리는
수박 속 같이 발그레한 귓속말이다.
불꽃처럼 타오르다가
정열 쏟으며 아낌없이 타오르다가
사라지는 뒷모습은 아름답다.
타다가 남은 재도 바람에 날려
정서의 영양이 밤을 만들고
황혼의 노을을 노래한다.
산천초목 연주하는 가을밤
이별의 뒷모습은
놓친 열차처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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