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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그이를 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전체보기 2010. 12. 20. 04:42
날마다 그이를 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김길순
결혼 후 딸 하나 낳고 젊디젊은 28세 신랑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일 년 이년 삼년, 삼년을 지나는 동안 아이를 업고 친정집이 있는 부산엘 자주 갔습니다. 부산 부두에 서면 연락선에서 뱃고동 소리가 뚜우 하면서 떠날 때는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습니다.
밤바다에 비치는 네온사인의 불야성은 나를 더욱 고독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린 아이와 부부가 동행을 하는 것을 볼 때는 고개를 돌리고 외로워 속울음도 울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지내다가 다시 만나 살림을 시작할 때는 서먹하기까지 했습니다.
서울에서 살림을 시작한 것도 잠시, 근무지가 지방으로 바뀌어 주말이면 만나는 주말부부로 십년 이십년이 되도록 그렇게 살았습니다. 일 년에 방학이 있는 몇 달 동안을 빼고 기다림에 익숙해 졌습니다.
그 후로도 타지에 나가 피할 수 없는 시간도 보냈습니다. 이제 청춘의 노래는 끝이 날 즈음 집에서 출퇴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날마다 그이를 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날려 보낸 세월을 아까워하면서 현관에 가지런히 놓인 신발을 보면서도 행복하지 않느냐고 자신에게 묻는 날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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