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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부르신다면전체보기 2010. 12. 21. 04:40
사랑하는 사람이 부르신다면
김길순
어느 산사에서 굵은 비 주룩주룩 쏟아지는 밤
개구리 울고 모기떼 날고 주위에는 큰 나무들이
에워싸고 있는 그러한 방에서 사랑하는
님 을 그리워해보라.
베개를 반듯하게 베고 천장을 보며
호흡을 할 수 없음을
스님의 독경 소리는 더욱 고독하게 해 줄 것이고
이 세상에서 딱하니 땡볕 모래사장에 혼자 서 있는
그러한 고독이 음습해 옴을 느끼는 순간
뛰쳐 나오고 싶을 것이다.
오!
사랑의 힘이여
당신의 당기는 힘은
칠흑 같은 밤에도
폭풍이 몰아치는 여름날에도
우주 끝 까지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은
만유인력과도 같은 것
당신이 멀리서 손짓만 한다면
가시 돋친 장미꽃밭을 지나 냇물을 건너
낙엽을 밟고 펄펄 날리는 눈발도 스치며
그렇게 달려갈 수 있는 위대한 것이
사랑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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