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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은수저
김길순
싱크대 스랍장 깊숙이 간직해 놓은
청녹이 슬어있는 은수저
어머니의 정한이 서려있는 은수저
아픔의 눈물이 응고되어 청녹이 슬어
딱딱한 고체의 덩어리가 달려있네
아픔의 자리에 누워계실 때
어머니의 몸을 씻겨드리고
새 옷을 단장 해드렸듯이 소다로
빡빡 녹을 닦아보네
닦을수록 어머니의 뽀얀 젓 물 같은 빛깔
되살아나 눈가를 촉촉이 젖게 하네.
지금은 청녹이 슬어 있지만
닦으면 닦을수록 어머니의 마음 같이
되살아나는
세상에 그 무엇하고 바꿀 수 없는
뽀얀 빛깔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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