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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식물
김길순
애초에 사람도 태어날 때부터 환경이 좋은 곳에서 태어나면 고생을 덜 한다.
마찬가지로 식물도 기름진 텃밭에서 태어나면 무성한 풀잎으로 자라나서 보는
이에게도 마음의 쉼을 줄 수 있는데, 수분이 부족한 화분이나 보도블록 사이를비집고 올라온 식물은 보기에도 애처롭다.
난 어제 운동학원 건물 베란다의 화분에 심어진 박 넝쿨을 보았다. 박이 주렁주렁
열리는 모습을 보기위해 누가 심었나본데 이건 너무심했다. 기온이 올라가고 심은 사람이
물을 주지 않아 기아상태에 놓인 넝쿨 줄기는 아프리카 난민을 상상케 했다.
누렇게 뜬 이파리와 매추리알 만한 박열매가 달려있었다. 오늘은 운동학원
방학을 하는 날이지만 나는 그 화분에 한 컵의 물을 주기위해서라도 움직이기로 했다.
마치 마른 사막에 오아시스를 만나게 해줄 구원자가 된것처럼, 하늘을 보며 이러한날
비라도 한줄기 왔으면 얼마나 좋겠나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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