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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봄 · 봄)중에서나의 이야기 2024. 1. 10. 00:01
김유정의 (봄 · 봄) 중에서 / 김길순 작성 " 빙모님은 참새만 한 것이 어떻게 앨 났지요?" (사실 장모님은 점순이보다도 귀때기 하나가 작다) 장인님은 이 말을듣고 깔깔 웃더니 코를 푸는 체하고 날 은근히 골리려고 팔꿈치로 옆 갈비뼈를 퍽 치는 것이다. 더럽다. 나도 종아리의 파리를 쫒는 체하고 허리를 굽으리며 어깨로 그 궁둥이를 확 떼밀었다. 장인님은 앞으로 우질근하고 싸리문께로 쓰러질 듯하다. 몸을 바로 고치더니 눈총을 몹시 쏜다. -김유정의 (봄 · 봄)중에서 ※ 신체의 움직임이나 그 자태가 회화적으로 잘 짜여져서 그 인물의 성격이 직접 대하는 것처럼 인상적으로 깊게 표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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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봄을 기다리며나의 이야기 2024. 1. 5. 00:01
봄을 기다리며 김승희 추운 뒷골목에 들어섰을 때 난 남루한 길바닥에 줄줄이 앉아 있는 보랏빛 구근들을 보았네. 추위 때문인지 쇠 단추처럼 단단하게 오그라진 구근들의 이름은 그러나 광석질이 아니고 화사하게도 히아신스와 크로커스라고 했지. 어디서 굴러먹다 온 돌멩이처럼 볼품없는 구근들은 한 개에 오백 원씩, 그 이름을 말할 때 초라하게 살결이 튼 행상 아줌마의 입술에선 이상하게도 봄 향기와 봄 들판의 환히 열려진 꽃봉오리들이 바람의 치아처럼 언뜻 보였네. 난 그것들의 생명을 믿지 않았고 그것들의 기다림을 믿을 수도 없었지. 너와 나는 이미 가망이 없어 보였고 이 도시-긴 겨울- 빙하가 단단한 얼음 벽돌들을 층층히 쌓아 올려 빙하 시대의 완강한 불임권을 형성한 이 곳에서 나는 차마 하나의 구근에서 싹이 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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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시는 강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것나의 이야기 2024. 1. 3. 00:01
훌륭한 시는 강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것 -김길순 작성- 윌리엄 워즈워드(1770~1850)는 "훌륭한 시는 강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것". 이라 했고, 포우(1809~1849)는 "아름다움을 율동적으로 창조한 것이 시"라 하였다. 이처럼 시라는 것은 고도로 승화된 사상 감정의 압축된 정서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개성진리체이며 시 또한 독특한 개성의 향기에서 풍겨오는 예술 형태의 꽃이기 때문이다. 개성의 꽃으로 표현되는 시 그것은 영감(靈感)을 통해서 재구성되는 인생의새로운 해석이라고 보게 될 때 이 시는 우주와 자연의 섭리에 가하는 영원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산유화 / 김소월 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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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새해의 기도나의 이야기 2024. 1. 1. 00:01
블로그 회원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도 고운 인연 쭉~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해바라기진 올림 ***** 새해의 기도 이성선 새해엔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가장 맑은 눈동자로 당신 가슴에서 물을 긷게 하소서 기도하는 나무가 되어 새로운 몸짓의 새가 되어 높이 비상하며 영원을 노래하는 악기가 되게 하소서 새해엔, 아아 가장 고독한 길을 가게 하소서 당신이 별 사이로 흐르는 혜성으로 찬란히 뜨는 시간 나는 그 하늘 아래 아름다운 글을 쓰며 당신에게 바치는 시집을 준비하는 나날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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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무2나의 이야기 2023. 12. 27. 00:01
나무 오세영 2 나무도 기실 그렇게 해서 새끼를 치는 것이다. 겨울 산, 휘진 계곡을 찾아가 보아라. 나무와 나무가 벗은 몸으로 한데 엉클어져 있는 것을. 두툼한 눈을 깔고 누워 살과 살을 맞댄 채 뒹구는 나목들, 겨울은 나무들의 밤이다. 봄은 그들의 아침. ※ 시인은 겨울 산을 일종의 신방으로 상상한다. 나무들은 서로 사랑하는 부부이고, 두껍게 쌓인 눈은 이불이다. 겨울이란 긴 시간은 나무들이 옷을 벗고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고 겨울 산과 봄 산을 보는 것과는 다른, 나무와 또 우주와의 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즐거움과 깨달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