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 17

한국의 명시해설(한용운 시인의 시)

한국의 명시해설, 한용운 시인이 시 한용운 문학을 대표하는 은 한 개인에 대한 지극한 연모의 정을 노래 하면서도, 그것이 단순한 애정의 표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신비적 언어로 상징되어있다는 데에 문제성이 있고 반추할 가치가 있다. 그의 시세계에 있어서 지배적으로 표현되고 있는'님'의 의미는 단순한 어떤 인간적인 애인의 성격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불타도 되고 자연도 되며, 일제에 빼앗긴 조국이 되기도 한다.'님'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는 그만큼 형이상학적 초월의지, 그리고 다양한 신비성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도 소멸되지 않고 오히려 빛을 발하게 된다. 문학사계 83호에 글을 보고, 작성자 김길순-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

나의 이야기 2022.08.30 (68)

(시) 누렁 호박

누렁 호박 김길순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기 전 호박은 누렁호박으로 결실을 알려 준다. 바람처럼 살랑살랑 윙윙윙윙 유혹하며 꿀물 모으던 꿀벌도 떠나고 초 가을 되자 벌써 슈퍼마켓 가판대에 수북히 쌓여있는 누렁 호박들 추억을 먹고 산다. 청춘시절엔 호박꽃과 호박벌 누가 뭐라 해도 애호박 주렁주렁 다산에 향기 짙은 꿀부자라네 잘 익은 호박 속을 보면 발갛게 정열을 품고 호박죽으로 식욕 돋워주는 누렁 호박이라네.

나의 이야기 2022.08.29 (66)

(시) 짓고 싶은 집

짓고 싶은 집 엄한정 이런 집을 지으려 한다. 바람이 불면 저절로 문이 열리는 집 누구나 마음대로 눕는 곳 손을 대기만 해도 고요히 열리는 고요하여 자연과 하나 되는 집 밤에는 별이 손에 잡히는 적막에 빠져드는 빈 항아리 울퉁불퉁 거친 덤벙주초에 맞추어 기둥을 세우고 못 하나 박지 않은 문에 손잡이는 마음에 두고 번듯한 대문 없이도 살기 좋은 집 춘하추동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집 지리산 화엄사의 선방과 삼척의 죽서루에서 그런 집을 보았다. ********************************* 엄한정 아동문학가, 시인 출생1936년 인천 출생. 소속 전 한국현대시인협회 부회장 학력 성균관대학교 졸업 1953년 아동문학(박목월 추천)지와, 현대문학(서정주 추천)지로 등단 시집 낮은자리. 풀이 되어 산..

나의 이야기 2022.08.27 (111)

동피랑, 나비마을(제1회 동피랑 문학상 작품상)

제1회 동피랑 문학상 작품상 동피랑, 나비 마을 심강우 동쪽 벼랑에 나비가 사는 마을이 있다 물감이 떨어질 날 없는 화가가 채집한 단색의 애환만 있어도 좋을 한갓진 풍경 방방곡곡 나비가 참 많기도 하지만 뱃고동으로 첫 페이지 넘기는 강구안 색색의 날개가 장식한 화보집이다 나비들의 문패는 한 해 걸러 바뀐다 드난살이 골목이래도 하늘은 자란다 은륜이 달리고 피아노건반이 춤추고 구름을 예약한 고래가 휘파람을 부는 그곳은 날마다 꽃술의 축제 기간이다 나비의 더듬이에 들킨 울음기 한산도 수루에서 물어 온 언약을 해거름녘 다도해에 묻어 두었다 바늘만 한 설움도 벼랑 꼭대기에 서면 붉게 번져오는 눈먼 사랑이 거기 있다 출항하는 소리에 맞춰 비행을 시작하는 나비 어쩌면 황홀한 저 빛깔은 나비의 해묵은 구애 꽃떨기처럼 ..

나의 이야기 2022.08.26 (61)

무지개 쫓는 인생은 영원한 과정

무지개 쫓는 인생은 영원한 과정 김길순 얼마전엔 수국이 탐스럽게 피더니 요즘은 배롱나무꽃이 만발하다. 조금 지나면 산에 들에 망초꽃과 들국화가 순수를 드러내리라. 꽃은 언제나 저만치의 거리를 두고 바라보아야 아름답듯이 사람들도 저만치의 거리를 두어야 아름다운 법이다. 그래서 김소월 시인도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라고 쓰지 않았던가. 그래서 "놓친 열차가 아름답다"는 말도 나온 모양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만치 거리의 종교와 예술을 찾는다. 그것은 영원한 신비를 간직하기 때문이리라. 종교와 예술, 아름다운 무지개를 잡으려고 쫓아가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생이란 영원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나의 이야기 2022.08.24 (125)

김남조 시인의 시 두편

6월의 시 – 편지 -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그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도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그대 있음에 김남조 그대의 근심 있는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그대 있음에 내 맘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리움이여 그리움이여 그대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에 외롭고 고단함 그대 그대 ..

나의 이야기 2022.08.20 (102)

「아시아의 마지막 풍경」오상순(1894~1963)의 시

「아시아의 마지막 풍경」 오상순(1894~1963)의 시 아시아는 밤이 지배한다. 그리고 밤을 다스린다. 밤은 아시아의 마음의 상징이요. 아시아는 밤의 실현이다. 아시아의 밤은 영원의 밤이다.아시아는 밤의 수태자이다. 밤은 아시아의 산모요, 산파이다. 아시아는 실로 밤이 낳아 준 선물이다. 밤은 아시아를 지키는 주인이요 신이다 아시아는 어둠의 검이 다스리는 나라요 세계이다. 아시아의 밤은 한없이 깊고 속 모르게 깊다 밤은 아시아의 심장이다. 아시아의 심장은 밤에 고동 한다.(전문) 밤은 아시아의 미학이요 종교이다. 밤은 아시아의 유일한 사랑이요. 자랑이요. 보배요. 그 영광이다. 밤은 아시아의 영혼의 궁전이요. 개성의 티요. 성격의 틀이다. 밤은 아시아의 가진 무진장의 보고이다. 마법사의 마술의 보고와 ..

나의 이야기 2022.08.19 (43)

(시) 손의 고백

손의 고백 문정희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우리의 손이 언제나 욕망을 쥐는 데만 사용되고 있다는 말도 거짓임을 압니다 솨아솨아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 보면 무엇을 쥐었을 때보다 그저 흘려보낸 것이 더 많았음을 압니다 처음 다가든 사랑조차도 그렇게 흘러보내고 백기처럼 오래 흔들었습니다 대낮인데도 밖은 어둡고 무거워 상처 입은 짐승처럼 진종일 웅크리고 앉아 숨죽여 본 사람은 압니다 아무 욕망도 없이 캄캄한 절벽 어느새 초침을 닮아버린 우리들의 발걸음 집중 호우로 퍼붓는 포탄들과 최신식 비극과 햄버거처럼 흔한 싸구려 행복들 속에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생매장된 동물처럼 일어설 수도 걸어갈 수도 없어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솨아솨아 흘려보낸 작은 오솔길이 와락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

나의 이야기 2022.08.17 (97)

(시) 배추김치가

배추김치가 김길순 연일 굵은 비 쏟아지는 장마에 하필이면 새로 버무린 배추김치가 먹고 싶어졌다. 지난 가을에 담근 김장김치며 새콤한 깍두기, 그리고 오이소박이 여름에 즐겨 먹는 열무김치 모두가 김치 냉장고에 있건만 오늘따라 갓 버무린 배추김치가 먹고 싶어졌다. 장마도 이어지고 재래시장 가판대에 놓인 몇 포기의 배추 시세는 포기당 만 삼천 원이었다. 갈빗국 한 그릇에 만 오천 원인데, 배추 한 포기 담그면 며칠은 먹지안는가. 붉은 고추 푸른 고추 생강 양념 갈고 젓국에 마른 고춧가루 걸쭉하게 풀어 한 포기 배추김치가 완성되어 갓 지은 밥에 배추김치 가닥채 얹어 게눈 감추듯 하고 보니 밥도둑이 되었네!

나의 이야기 2022.08.15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