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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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마지막 풍경」오상순(1894~1963)의 시나의 이야기 2022. 8. 19. 00:03
「아시아의 마지막 풍경」 오상순(1894~1963)의 시 아시아는 밤이 지배한다. 그리고 밤을 다스린다. 밤은 아시아의 마음의 상징이요. 아시아는 밤의 실현이다. 아시아의 밤은 영원의 밤이다.아시아는 밤의 수태자이다. 밤은 아시아의 산모요, 산파이다. 아시아는 실로 밤이 낳아 준 선물이다. 밤은 아시아를 지키는 주인이요 신이다 아시아는 어둠의 검이 다스리는 나라요 세계이다. 아시아의 밤은 한없이 깊고 속 모르게 깊다 밤은 아시아의 심장이다. 아시아의 심장은 밤에 고동 한다.(전문) 밤은 아시아의 미학이요 종교이다. 밤은 아시아의 유일한 사랑이요. 자랑이요. 보배요. 그 영광이다. 밤은 아시아의 영혼의 궁전이요. 개성의 티요. 성격의 틀이다. 밤은 아시아의 가진 무진장의 보고이다. 마법사의 마술의 보고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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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손의 고백나의 이야기 2022. 8. 17. 00:03
손의 고백 문정희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우리의 손이 언제나 욕망을 쥐는 데만 사용되고 있다는 말도 거짓임을 압니다 솨아솨아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 보면 무엇을 쥐었을 때보다 그저 흘려보낸 것이 더 많았음을 압니다 처음 다가든 사랑조차도 그렇게 흘러보내고 백기처럼 오래 흔들었습니다 대낮인데도 밖은 어둡고 무거워 상처 입은 짐승처럼 진종일 웅크리고 앉아 숨죽여 본 사람은 압니다 아무 욕망도 없이 캄캄한 절벽 어느새 초침을 닮아버린 우리들의 발걸음 집중 호우로 퍼붓는 포탄들과 최신식 비극과 햄버거처럼 흔한 싸구려 행복들 속에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생매장된 동물처럼 일어설 수도 걸어갈 수도 없어 가만히 손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솨아솨아 흘려보낸 작은 오솔길이 와락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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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배추김치가나의 이야기 2022. 8. 15. 00:03
배추김치가 김길순 연일 굵은 비 쏟아지는 장마에 하필이면 새로 버무린 배추김치가 먹고 싶어졌다. 지난 가을에 담근 김장김치며 새콤한 깍두기, 그리고 오이소박이 여름에 즐겨 먹는 열무김치 모두가 김치 냉장고에 있건만 오늘따라 갓 버무린 배추김치가 먹고 싶어졌다. 장마도 이어지고 재래시장 가판대에 놓인 몇 포기의 배추 시세는 포기당 만 삼천 원이었다. 갈빗국 한 그릇에 만 오천 원인데, 배추 한 포기 담그면 며칠은 먹지안는가. 붉은 고추 푸른 고추 생강 양념 갈고 젓국에 마른 고춧가루 걸쭉하게 풀어 한 포기 배추김치가 완성되어 갓 지은 밥에 배추김치 가닥채 얹어 게눈 감추듯 하고 보니 밥도둑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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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막으로 가라 외 두편나의 이야기 2022. 8. 13. 00:03
사막으로 가라 / 한필애 체증으로 가슴이 답답하면 초원사막으로 가라 가서 은하수를 만지거라 벌컥벌컥 마셔도 보고 첨벙첨벙 건너도 보아라 홀로 건너기 외로우면 낙타와 함께하라 하루 종일 소소초를 씹은 낙타도 맑은 물로 비린내를 헹굴 것이니 양가죽 냄새 퀴퀴한 게르에서 낙타가 오기를 기다려라 전갈들 모래 바닥 기어 다니고 먼 데서 온 네가 궁금해 사막여우가 어슬렁거리다 제 굴로 돌아가면 사막의 밤을 가만히 내다보라 거기 또 별들 쏟아져 발목에 쌓일 것이니 떠나라 사나사舍那寺 / 한필애 접시꽃 만발하면 매미 떼 자지러진다 벌레 먹은 보리수 풋열매 절 마당에 그득하고 덩달아 뻐꾸기 소리 처량하다 법당에는 엎드린 속울음 이 첩첩 울음에 부처님 단잠 깨시겠다 끙차 낡은 무릎 일으켜 돌아앉으시겠다 얼굴 반찬 수십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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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수련이 필 무렵나의 이야기 2022. 8. 12. 00:03
수련이 필 무렵 마경덕 왕송호수에 드문드문 수련이 피고 햇살을 쬐는 수련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는데 고요한 연못의 치맛자락이 언뜻언뜻 접히고 있었다 연꽃이 가만히 내뱉는 숨소리인 줄 알았는데, 어린 소금쟁이가 보일 듯 말 듯 그 작은 발로 물위에 발자국을 찍으며 스쳐갔다 연꽃과 연잎 사이 발목을 휘감던 동글동글한 물무늬가 빠른 걸음으로 어린 소금쟁이를 뒤따라갔다 금세 사라지는 그 발자국을 연못이 다 세고 있었다 『세종문학』 제27호 2022년 상반기 [출처] 수련이 필 무렵 / 마경덕카페에서 옮겨옴 작성자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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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8월의 소망나의 이야기 2022. 8. 8. 00:03
8월의 소망 오광수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 반가운 8월엔 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 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 푸름이 하늘까지 차고 넘치는 8월에 호젖이 붉은 나무 백일홍 밑에 누우면 바람이 와서 나를 간지럽게 하는가 아님 꽃잎으로 다가온 여인의 향기인가 붉은 입술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하랴? 8월엔 꿈이어도 좋다 아리온의 하프 소리를 듣고 찾아온 돌고래같이 그리워 부르는 노래를 듣고 보고픈 그 님이 백조를 타고 먼먼 밤하늘을 가로질러 찾아왔으면 ************************************** * 오광수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하과 졸업 1986년 동아리(대중시)로 데뷔 경향신문 기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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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나의 이야기 2022. 8. 5. 03:30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반 고흐의 열정이 담긴 별이 빛나는 밤의 그림이다. 위의 그림은 1889년에 그린 그림으로서 별이 상승하는 분위기이자 아래 그림은 별이 내려 비추이는 하강 분위기이다. 고흐는 주로 낮에는 자고 밤에 연구와 작품을 남겼기에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렸다. 어두운 밤은 언젠가 밝아질 것이다. 그래서 별이 빛나는 밤의 의미를 두었다고 한다. 이 그림에서 해무리 달무리도 나오고 천체 자연에 대한 그림을 많이 남겼다. 반 고흐는 고갱과 다툼 후 자신의 귀를 잘라내는 발작증세를 보여 정신 병원에 입원을 해서 있는 동안 별이 빛나는 밤의 풍경을 남겼다고 한다. 별은 그의 꿈이고 달무리들이 퍼져나가고 구름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고흐의 마음이 역동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림에서 사이프러스 나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