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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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끝까지 봐 주시다나의 이야기 2022. 9. 21. 00:03
끝까지 봐 주시다 유안진 혀[舌]에 아부하려면 많은 조미료가 필요하고 귀[耳]에 아부하려면 많은 말이 필요하지만 하느님께 아부하려면 뜨건 눈물 한 방울로 충분한데 눈물이 없다 속은 쓰리고 따갑고 송곳으로 에이는 듯 아파도 그 많던 눈물 무엇에 소진했냐는 문책 대신에 약국 가서 인조人造눈물 사 넣으라시는 자비慈悲 자체이신 나의 하느님. - 《현대시학》 2022년 7-8월호 유안진 안동 출생. 1967년 8월호 《現代文學》에 박목월 추천 완료로 등단. 시집 『달하』 『봄비 한 주머니』 『다보탑을 줍다』 『거짓말로 참말하기』 『알 考』 『걸어서 에덴까지』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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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흔들리는 것은나의 이야기 2022. 9. 17. 00:03
나무가 흔들리는 것은 이재무 나무가 이파리 파랗게 뒤집는 것은 몸속 굽이치는 푸른 울음 때문이다 나무가 가지 흔드는 것은 몸속 일렁이는 푸른 불길 때문이다 평생을 붙박이로 서서 사는 나무라 해서 왜 감정이 없겠는가 이별과 만남 또, 꿈과 절망이 없겠는가 일구월심 잎과 꽃 피우고 열매 맺는 틈틈이 그늘 짜는 나무 수천 수만리 밖 세상 향한 간절한 그리움에 불려온 비와 바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저렇듯 자지러지게 이파리 뒤집고 가지 흔들어 댄다 고목의 몸속에 생긴 구멍은 그러므로 나무의 그리움이 만든 것이다 *********************************************** 이재무 시인, 대학교수 출생 1958년 2월 27일, 충남 부여군소속 천년의시작 대표이사 학력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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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수묵화였다나의 이야기 2022. 9. 16. 00:03
어머니는 수묵화였다 권정일 그때 나는 세모시 저고리에서 달빛보다 더 선연한 바늘의 등뼈가 휘어지는 것을 보았다 열 손가락관절이 삐걱이는 소리를 들었다 수묵화처럼 가지런한이마가 환한 빛을 내던 토방 쪽마루를 보았 다 어머니 반짇고리 곁에는 내가 이름 지어준 별들이 내려와 집을 짓곤 했다 못에 찔려 피 흘리던 내 꿈들 우리집 추녀 끝에 밤마다 찾아드는 바닷소리를 들었다 한 채 섬이 된 우리집 마당으로 물방 울처럼 별 하나, 별 둘 똑똑 떨어지는 기척이 있었다 옛날 이야기 가 섬이 되어 떠다니고 푸른 슬레트 지붕이 녹스는 소리마저 정겨운 여름밤이었다 흑싸 리 화투패 같은 빈 껍질의 어머니 가슴에서도 녹스는 소리가 들렸 다 어쩜 그것은 내 가슴팍을 적시는 물살이었다 추깃물 같은 반딧 불이 우리집 낮은 담장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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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 시 가배절(嘉俳節) 외 그날이 오면나의 이야기 2022. 9. 15. 00:03
시인 심훈의 가배절(嘉俳節)을 올리려 한다. 1929년 9월 17일자 작품으로 기록된 이 시는 일제에 의한 암흑 속에서도 우리 겨레의 풍성했던 추석 명절을 떠올리면서 단 하루의 경절(慶節) 즉 온 나라가 경축하는 날인 국경일을 갖고 싶다는 염원을 치열하게 드러내고 있다. 심훈1901년 서울 노량진에서 태어났다. 3·1운동에참가, 복역,출옥 후 상해로 가서 원광대학 입학, 3년간 수학하고 귀국,장편소설 1935년 동아일보 창간 15주년 기념 현상 소설에 당선 되었다. -작성 김길순- 가배절(嘉俳節)심훈 뒷동산에 솔잎 따서 송편을 찌고 아랫목에 신청주(新淸酒) 익어선 밥풀이 동동 내 고향(故鄕)의 추석(秋夕)도 그 옛날엔 풍성(豊盛)했다네 비렁뱅이도 한가위엔 배를 두드렸다네. 기쁨에 넘쳐 동내방내 모여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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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해바라기 그림나의 이야기 2022. 9. 14. 00:03
헤르만 헤세는 1877년 7월 20일-1962년 8월 9일 독일계, 스위스인. 시인 소설가 화가이다. 나이 40에 그림을 시작 하였다고 한다. 헤세와 고호는 해바라기 작품을 남겼다. 헤세에게 그림은 힘든 상황을 견디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 준 존재나 마찬가지였다.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그림을 사랑했고, 3,000여 점이나 되는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헤세의 그림은 문학만큼이나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1920년 첫 전시를 시작으로 프랑스, 스위스, 네덜란드, 이태리, 벨기에, 스페인, 오스트리아, 일본 등에서 수차례 수채화 전시가 열렸다. 우리나라에는 2015년 10월에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던 것으로 안다. 작성 김길순- ※ 우리나라의 해바라기가 여름부터 지금까지 곳곳에서 곱게 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