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 30

(詩) 숫눈(제34회 신라문화대상 당선작)

숫눈 이성기 간지러운 바람 숨결 하나 없는 고요한 밤 허리춤 속옷 들추듯 살포시 담 넘어오다 까치밥 홍시에 미끄러져 우물 안에 갇혔나 새벽잠 달아나 문지방을 나서보니 희뿌연 송이송이가 부딪치는 아픔도 참아 가며 배꼽마당 너머까지 그려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네 그래, 숫눈이구나! 행여 장독 뚜껑 깨질라 살랑 걸터앉아 오순도순 얘기하며 소복이 껴안고 있길래 만져만 볼까 하다 덥석 움켜쥐니 맨 손등이 다 얼얼하다 겨울꽃 받아먹으려 두 팔 벌려 빙빙 도는데 처마 우 도톰한 입술이 어찌나 이쁘던지 올 들어 첫 손님과 막 씽긋 웃다가 움푹 발이 빠졌네. ******************************************************** 시인의 당선 소감에서 시는 혼란한 마음을 세탁기마냥 깨끗이 정..

나의 이야기 2023.01.30 (93)

H.S. 라이스의 기도(큰 손으로 지키소서)

큰 손으로 지키소서 하나님. 우리에게 이런 사람 주소서 영혼보다는 이기심을 채움이 목표요 목적인 "쫓기는 사람"말고 권력과 지위와 재물의 자리에 욕심스럽게 올라가려고 애쓰는 자 아닌 이상과 믿음이 살아 있는 열정 있는 사람을··· 모든 사람이 살아가도록 헌신적으로 일하며 우리의 기준과 더 높은 윤리 추구를 이 나라의 가장 큰 소망으로 삼는 고도의 열정적인 정신을 가진 사람을 주소서 그래서"위대한 땅"에 은혜를 내리시며 당신의 손에 이끄심을 받는 나라로 몇몇만이 아닌 세상 모두가 이 지구상에 살게 하소서 -H.S. 라이스의 기도- -작성 김길순-

나의 이야기 2023.01.29 (77)

페리칸 어미의 사랑

펠리칸 어미의 사랑 김길순 페리칸의 전설이란 죽음으로 새끼들을 살린 어미새의 이야기다. 사랑 중에서 가장 진한 사랑은 부모의 사랑이요, 심정 중에서 가장 뜨거운 심정은 역시 부모의 심정이다. 부모의 사랑, 부모의 심정은 펠리칸과 같은 사랑이요 심정이다. 옛날 어느 해는 기근이 들어 펠리칸 새들이 굶어 죽게 되었다고 한다. 어미 펠리칸은 바다 위를 헤매며 먹이를 구하려 했으나 먹이는 끝내 구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새끼들이 입을 벌리며 배고파 아우성치는 것을 보게된 어미 펠리칸은 자기의 배를 가르고 창자를 끄집어 내어서 새끼들에게 잘라 먹이고는 숨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다. 우리 인간 사회에서도 부모의 사랑 심정으로 어린자식을 사랑하며 길러야 실족 하지 않고 잘 자라서 나라에 공헌하며 큰 기둥이 되리라 본다.

나의 이야기 2023.01.28 (82)

(詩) 너라는 햇빛

※ 나는 가끔 이승훈 시인 교수님 문학 강의받던 그때가 떠 오른다. 장소는 서초구 어느 시인의 카페 다락방에서 문화생 20명 정도가 모여 강의를 받았다. 한국의 모더니즘에 대한 강의와 시평을 일일이 해 주셨던 그때를 떠올리며 지금은 먼 길 가고 안 계시지만 시인이 남기신 책이 나의 책장에 꽂혀 있기에 날마다 대하게 된다. 오늘 이승훈 시인의 "너라는 햇빛" 한편 시를 올립니다. * 이 시는 2005년 時向19 집중조명 한국모더니즘 발표 시 -작성 김길순- ************************************************************************ 너라는 햇빛 / 이승훈 나는 네 속에 사라지고 싶었다 바람 부는 세상 너라는 꽃잎 속에 활활 불타고 싶었다 비 오는 세상 ..

나의 이야기 2023.01.27 (92)

신년기원(新年祈願)

신년기원(新年祈願) 김현승 몸 되어 사는 동안 시간을 거스를 아무도 우리에겐 없사오니 새로운 날의 흐름 속에도 우리에게 주신 사랑과 희망-당신의 은총을 깊이깊이 간직하게 하소서 육체는 낡아지나 마음으로 새로웁고 시간은 흘러가도 목적으로 새로워지나이다 목숨의 바다-당신의 넓은 품에 닿아 안기우기까지 오는 해도 줄기줄기 흐르게 하소서 이 흐름의 노래 속에 빛나는 제목의 큰 북소리 산천에 울려퍼지게 하소서! ******************** 작가 소개 - 김현승(金顯承,1913~1975) 시인. 전남 광주 출생. 1934년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이 양주동의 천거로 "동아일보"에 발표되면서 등단하였다. 기독교적인 경건성에 뿌리를 두고 인간 존재의 운명과 내면 세계를 주로 노래하였다. 시집으로..

나의 이야기 2023.01.26 (89)

(시) 꼬막무침

꼬막무침 김길순 설맞이 준비에 꼬막도 사 왔었다. 물에 담가놓은 꼬막이 파도를 밀어내고 있었다. 끓는 물에 다물었던 입이 열리며 흰 파도를 밀어 내고 있었다. 하얀 접시에 소복이 담아 상에 올린 꼬막을 초 간장에 찍어 먹으며 별미 기대를 했는데, 입안에 싸잡혀 들어간 해감이 째직! 하고 외 마디 비명을 지르며 씹히기에 내려놓았다. 설 지난 다음 날 그이가 아깝다고 껍데기를 까서 버리고 물에 헹궜다. 양념간장 맛있게 무쳤더니 씹을수록 쫄깃한 맛에 삶의 새옹지마 길흉화복, 새해 벽두부터 전화위복을 실감했다.

나의 이야기 2023.01.25 (84)

저 문을 열고

​ 저 문을 열고 한관식 아들을 기다린다 아무도 찾지 않는 공간에서 아들의 첫 휴가를 그립게 손꼽았던 날 쌀을 씻고 밥물을 맞추고 계란찜에 동태국을 끓이면 멀리 재회의 썰물이 철썩 부딪혀 온다 질식하도록 고마운 인연이기에 무엇하나 바꿀 수 없는 눈물겨움이기에 늑골이 욱신하도록 생의 찬란한 순간을 공유하고픈 아비의 마음이지 싶다 밥물은 끓고 계란찜은 또렷하고 동태국은 바다를 나르고 그래도 누추한 밥상이 먼저이기에 순간 생각난 듯 마트에서 대패삼겹살을 사온다 불판에 올리면 순간적으로 익어갈 열기를 맞춰두면서 조급함에 시계를 챙긴다 이만큼이나 시간이 앞질러간 듯 뜀박질하는 골목 소음에서 항시 열어둔 귀를 세우고 아들의 발자국을 채집하기 위해 몸을 낮추면 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첫 휴가의 환한 아들의 얼굴은 거..

나의 이야기 2023.01.24 (83)

그리운 금강산

그리운 금강산 김길순 세월이 약이란 말이 실감 나게 다가온다. 국민 모두가 즐겨 불렀던 가곡 그리운 금강산도 , 우리의 소원은 통일도 들어본지 오래 되었다. 그토록 열망하며 기다렸던 남북통일을 보지 못한 채 돌아가신 이산 가족 어르신들은 얼마나 한스러웠을까. 북에 두고 온 가족 소식조차 모른 채 눈을 감으셨을까. 이번 구정을 넘기면서 북한 동포들을 생각할 때 "맺힌 원한 풀릴 때까지---더럽힌 지 몇몇해---" 등의 가사가 비장하여 부르지 못한 그리운 금강산을 이제야 불러보았다. 수수만년 아름다운 산 못 가본 지 몇몇 해 아~ 그리운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눈앞에 다가온다. 그리운 금강산 노래 가사 누구의 주제런가 맑고 고운 산 그리운 만 이천 봉 말은 없어도 이제야 자유 만민 옷깃 여미며 그 이름 다시 부..

나의 이야기 2023.01.23 (69)

설날 떡국

설날 떡국 김길순 설 날 떡국을 먹으면 나이가 한 살 더 먹는 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고기 달걀 고명을 얹은 한국 전통 음식 떡국, 가래떡처럼 길게 오래 살게 해 달라는 장수의 소망과 부자 되게 해 달라는 소원이 담겨 있는 떡국, 꿈은 이뤄진다고 했으니 설날 떡국 많이 드시고 한 해 건강과 꿈을 다져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의 이야기 2023.01.22 (74)

새해에는 더 많이 행복 하세요

새해에는 더 많이 행복 하세요 새해에는 떠 오르는 햇살같이 가정에 사랑이 함께 하는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시 한편 올립니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작가 소개 - 김영랑(金永郞, 1903~1950) 시인. 전남 강진 출생. 본명 윤식(允植). 1930년 박용철, 정지용 등과 함께 “시 문학”을 간행, 순수 서정시 운동을 주도하며 잘 다듬어진 언어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창조하는 데 힘썼다. 시집으로 “영랑 시집”(1935), “영랑 시선”(1939)..

나의 이야기 2023.01.21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