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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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금강산나의 이야기 2023. 1. 23. 00:01
그리운 금강산 김길순 세월이 약이란 말이 실감 나게 다가온다. 국민 모두가 즐겨 불렀던 가곡 그리운 금강산도 , 우리의 소원은 통일도 들어본지 오래 되었다. 그토록 열망하며 기다렸던 남북통일을 보지 못한 채 돌아가신 이산 가족 어르신들은 얼마나 한스러웠을까. 북에 두고 온 가족 소식조차 모른 채 눈을 감으셨을까. 이번 구정을 넘기면서 북한 동포들을 생각할 때 "맺힌 원한 풀릴 때까지---더럽힌 지 몇몇해---" 등의 가사가 비장하여 부르지 못한 그리운 금강산을 이제야 불러보았다. 수수만년 아름다운 산 못 가본 지 몇몇 해 아~ 그리운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눈앞에 다가온다. 그리운 금강산 노래 가사 누구의 주제런가 맑고 고운 산 그리운 만 이천 봉 말은 없어도 이제야 자유 만민 옷깃 여미며 그 이름 다시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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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더 많이 행복 하세요나의 이야기 2023. 1. 21. 00:01
새해에는 더 많이 행복 하세요 새해에는 떠 오르는 햇살같이 가정에 사랑이 함께 하는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시 한편 올립니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작가 소개 - 김영랑(金永郞, 1903~1950) 시인. 전남 강진 출생. 본명 윤식(允植). 1930년 박용철, 정지용 등과 함께 “시 문학”을 간행, 순수 서정시 운동을 주도하며 잘 다듬어진 언어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창조하는 데 힘썼다. 시집으로 “영랑 시집”(1935), “영랑 시선”(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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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의 웃음」수필나의 이야기 2023. 1. 19. 00:01
「모나리자의 웃음」 수필 / 공덕룡 최근 유럽 여행길에서 루브르 박물관에 들렀을 때, '모나리자' 앞에 다시 섰다. 실로 22년 만의 대면이 된 것이다. 그 입가에 감도는 신비스러운 웃음은 여전 하다. 저 웃음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순간 나는 당돌하게도 임신한 여인의 웃음을 떠올렸던 것이다. 당돌한 착상이지만, 어쩐지 그러한 생각이 굳어져 갔다. 아이를 밴 여인의 만족감 - 그런 감정은 드러내어 웃을 수도 없고, 입을 다문 채 있자니 그런 야릇한 웃음을 짓게 되는 것이 아닐까?(생략) 압구정역에서 차가 머물자 여인은 좀 무거운 듯한 몸을 일으켰다. 아랫배가 나온 듯하지도 않았지만, 나는 직감으로 그 여인이잉태한 몸이 아닐까 -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만일 그렇다면 그 여인의 눈은 자신의 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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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감등을 켜다나의 이야기 2023. 1. 18. 00:01
감등을 켜다 김선희 감농사가 풍년이라며 지인이 보내온 둥시감 세 박스 이틀을 꼬박 앉아 헝클어진 실 뭉치 풀어 감듯 깎고 또 깎았다 베란다 빨랫줄에 한 줄 두 줄, 서른 줄 감을 매달 때 마다 공들인 마음이 환해졌다 청계사 대웅전 앞 나란히 줄 지어 매달린 연등처럼 우리 집에도 감등을 켰다 그믐날 환하게 밝힌 베란다 감등 안방 창문으로 줄지어 매달린 감 그림자가 내 몸에서도 어룽거린다 ***************************************** * 시집 『감등을 켜다』 2022. 천년의시작 * 김선희 시인 2020년 『불교문예』 신인문학상 시집 『감 등을 켜다』 -작성자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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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호박국에 어리는 두 남자 외 1편나의 이야기 2023. 1. 17. 00:01
갈치호박국에 두 남자 최연숙 첫사랑을 만나러 통영에 간 백석이 객줏집에서 홀로 떠먹었을 갈치호박국 나락 탈곡하는 날 마람 엮는 날 엄마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갈치호박국을 끓였다 비릿한 갈치와 호박의 들큼한 맛이 조화를 부려 논 두레상에서 가시를 발라주던 엄마의 분주한 손끝 잊고 살아온 갈치호박국 위로 고향집 대추나무 아래 덕석이 펼쳐진다 그립단 말도 희미한 이제 그리운 이름마저 듬성듬성 호박국에 갈치 토막처럼 떠돈다 입의 기억은 세월과 반비례인가 ************************************** 죽은 새끼를 물고 / 최연숙 지중해 안탈리아 해변가 뜨거운 모래밭에서 물개 한 마리 몇 시간째 울부짖는다 목은 쉬고 눈가에 눈물이 흥건히 젖은 어미 물개 앞에는 사산한 새끼가 널브러져 있다 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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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사람 얼>내용나의 이야기 2023. 1. 16. 00:01
「들사람 얼」내용 함석헌 씨가 품은 것은 영원이요 무한이다. 그러므로 꽃마다 잎마다 열매를 내기 위하여는 떨어져야 하고(현실은 없어지고), 그 씨는 또 더 많은, 더 새로운 씨를 위해 땅 속에 들어가야 한다. 사실이 중요하지만 사실은 사실이 되어야 하고, 사실에 이르러야 한다. 참에서 있음이 나오지만 '있는' 것이 참도 아니요, '있던' 것이 참도 아니다 . '있을' 것, 있어야 할' 것이 정말 참이다. 시(始)가 종을 낳는 것이 아니라, 종이 시를 낳는다. 신화는 있던 일이 아니요. 있어야 할 일이다. 신화를 잃어버린 20세기 문명은 참혹한 병이다. 신화는 이상이다. 이상이므로 처음부터 있었을 것이다. 알파 안에 오메가가 있고, 오메가 안에 알파가 있다. 이 문명이라는 것은 알파도 오메가도 잃고 중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