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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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상 아동문학가 대표작 5편나의 이야기 2024. 5. 6. 00:01
해의 땔감 불은 붉은 땔감이 있어야 탄다해는 둥근 불덩어리라는데/ 언제나 꺼지는 일이 없다땔감은 누가 대주고 있을까? 갯벌에서 갯벌에서 파도가/ 웅덩이에 빠졌다걱정하던 해님도/ 따라 빠져 버렸다엉겹결에 바람은/ 줄행랑을 쳤다. 생각하는 콩 콩도 생각이 있어/ 도리깨로 두드리니아프다며 콩 콩 콩!/ 사방으로 달아난다콩도 느낌이 있어/ 솥에 넣고 볶으니뜨겁다며 콩 콩 콩!/ 밖으로 튀어나간다.할머니의 나들이/ 내 눈 어디 있나?여기 있어요. 안경!내 이 어디 있나?/ 여기 있어요. 틀니!내 지팡이 어서 가자./ 예,제 손 꼭 잡으세요. 본디 임자들 악어가 지갑을 가져갔다/ 토끼가 털모자를 가져갔다여우가 목도리를 가져갔다/ 본디는 자기들 것이라 했다황소가 구두를 벗겨 갔다/ 밍크가 외투를 벗겨 갔다양들이 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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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5월을 드립니다나의 이야기 2024. 5. 5. 00:01
5월을 드립니다 오광수당신 가슴에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5월엔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당신에게 좋은 일들이많이 많이 생겨나서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5월엔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당신 가슴에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오광수*1986년 동인지 [대중시]로 데뷔했으며 ‘비동인’ 동인시집 『그들은 다만 걸었다』 등에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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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목격자 송현섭나의 이야기 2024. 5. 4. 00:01
목 격 자 송현섭한여름 밤외갓집 뒷마당하얀 달빛 아래검댕이 굴뚝 아래축축한 담벼락 아래 오돌 오돌 장독대 아래날벌레로 무거워진 거미줄 아래녹슬고험상궂은외다리 수도꼭지가물방울의 목을조르고 있었어요.※ 5월 5일 어린이 날이 내일이네요. 어린이 날을 앞두고 아동문학 동시 한 편을 올립니다.동시 배경은 한여름 밤 외갓집 뒷마당이네요. 외갓집 뒷마당은 시골 자연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그러한 곳이네요. 검댕이 굴뚝 축축한 담벼락, 장독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동시 내용을 보면 한국의 정서를 느낄 수가 있네요. 아동문학 봄, 제124호를 읽고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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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비둘기호나의 이야기 2024. 5. 3. 00:01
비둘기호 김사인여섯 살이어야 하는 나는 불안해 식은땀이 흘렀지.도꾸리는 덥고 목은 따갑고이가 움직이는지 어깻죽지가 가려웠다.검표원들이 오고 아버지는 우겼네.그들이 화를 내자 아버지는 사정했네.땟국 섞인 땀을 흘리며언성이 높아질 때마다나는 오줌이 찔끔 나왔네.커다란 여섯살짜리를 사람들은 웃었네.대전역 출찰구 옆에 벌세워졌네.해는 저물어가고기찻길 쪽에서 매운바람은 오고아버지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하소연하는 눈을 보냈네.섧고 비참해 현기증이 다 났네.아버지가 사무실로 불려 간 뒤아버지가 맞는 상상을 하며찬 시멘트 벽에 기대어 나는 울었네.발은 시리고 번화한 도회지 불빛이 더 차가웠네.핼쑥해진 아버지가 내 손을 잡고어두운 역사를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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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작가 펄 벅의 방한은(1960년)나의 이야기 2024. 5. 2. 00:01
노벨상 작가 펄벅의 방한(1960년) - 국제펜한국본부 창립 70주년을 맞아 (PEN 문학 2024년 3,4월호 70년 초기사의 면모 최종고 글을 읽고)-1960년 11월 1일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로서 한국의 첫 방문자인 펄 벅여사의 방한은 지대한관심사였고 국민적 환대를 받았다. 여사는 중국에서 활동한 미국 선교사의 딸로 중국명은 사이젠주인데 서울특별시명예시민증에 최진주라고 밝혔다.공식초청은 여원사 창사 5주년 기념으로 한 것이지만 이전부터 이승만, 유일환, 강용흘, 장왕복, 모윤숙, 김말봉, 교분이 갔었고, 특히가까운 친구 소설가 미치너로부터 한국에 관하여 많은 얘기를 들어 알고 있었다.펄벅여사는 이화여대 강당에서 강연하고 자신은 을 포함해 몇 한국 단편소설을 영어로 읽었는데, 여러 젊은 이들이 더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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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상한 하루나의 이야기 2024. 4. 30. 00:01
이상한 하루 이향아 더는 줄일 수도 막을 수도 없어서, 이승 저승 슬픔을 한데 몰아서, 그의명패 앞에 머리를 숙였다. '조문 불가' 일렀어도 눈치껏 모여들어,산 사람은 정신 차려 살아내야 한다고, 굳었던 입을 벌려 미망인을 위로하고 어떻게 살아가나 방향을 가늠하다가. 마스크를 내리고 국밥 먼저 먹었다 얼핏얼핏, 얼굴 구겨 아는 채는 했지만 어떤 이는 구석에 박혔다가 서둘러 갔다 우리는 거대한 지배자에 비겁하게 굴종하며 눈치껏 대충대충 모르게 헤어졌다 돌아오는 전철에는 벙어리뿐이었다 ******************* PEN문학 2024년 2-4월호 실린 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