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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김길순 해변을 거닐다 만난 여름 소나기 옷이 흠뻑젖었네. 비에젖은 마음 바람에 젖고 내리는비에 바다도 젖네. 경포대에 내리는 소나기 서울에도 오려나. 젖은옷 비치 파라솔에 앉아 말리네. 가느다란 열손가락 짭조럼한 바닷물에 젖었다 가네.
봉선화 울엄니 김길순 고향집 뒤란 장독대 주변에는 울엄니 흔적이 남아있을까. 해마다 꽃은 피고 지지만 한번 가신 울엄니는 다시 못 오시네. 사립문 담장 주변에 봉선화를 가꾸시고 그 봉선화를 닮은 울엄니 꽃웃음을 지으셨지요 채전밭 옥수수도 꺾어다 삶아 주시고 비오는 날..
김현승 시 <아침>을 살펴본다. 김길순 김현승의 초기 시 <아침>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 시는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발표된 글이다. 일본의 억압 상태에서 민족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자연을 통해서 시대의 염원을 노래한 작품이다. <아침>이라는 시의 시간적 배경..
박덩굴과 호박덩굴 김길순 온 세상을 다 덮을 것처럼 뻗어나가는 덩굴 이파리 그들의 꿈은 푸르고 찬란하다. 까칠하면서도 부드러운 호박잎 노랑꽃은 황홀하고 반질반질한 박잎은 윤이 나서 공주님 손같이 비단결이다. 하얀 박꽃의 은은한 미소에는 고매한 품격이 다소곳하다. 그렇게 사이좋게 뻗어..
사랑의 조건 김길순 어떤 조건에 택한 사랑 아니라 조건 없이 선택한 사랑이어야 한다. 잘 생겨서 경제적 여유만을 보고 누군가를 사랑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절대적으로 조건 없이 다가온 사랑은 오래 오래 영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이에게 ..
살구나무 아래서 김길순 살구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대를 기다리네. 장맛비에 살구는 뚝뚝 떨어지고 빗물은 우산을 타고 흘러내리네. 살구나무는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있네 살구가 떨어질 때마다 살구나무는 몸서리를 쳤네. 기다리는 삶에 그대 오는 순간을 붙들려는 삶에 ..
나이를 물으면 김길순 내 삶의 축도라네 가족과 이웃을 위해 정성을 다하여 살아온 삶 나이테만큼이나 주름살 잡힌 세월 나의 이력은 가랑잎이 흩어지듯 부질없는 허무 쌓이면 쌓일수록 허전하다. 참다운 나의 긍정은 부정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나는 아직도 나의 젊음에 대한 청..
매력 김길순 마음이 맑은 사람은 눈빛도 맑지요. 깊은 사색과 관조 인연을 중요시 하는 사람 한번 볼 때 보다 두번 세번 만났을 때 더 끌리는 사람 열마디 말보다 따뜻한 눈길 아픔이 있을 때 위로해주는 그런사람이 매력이있지요. 나도 그러한 눈빛이 되어 아침 햇살과 같이 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