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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술 때문에 겪었던 일나의 이야기 2013. 3. 5. 14:51
남편이 술 때문에 겪었던 일
김길순
12시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이다.
한번은 그이가 모임에서 술을 먹고 집 찾아오다 서초동 불 꺼진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불을 켜려고 손을 흔들어 보니 가시가 술김에도 몸을 아프게 찔러서
나왔다고 한다. 다시가다 전등불이 깜박이는 곳에 들어간 곳이 파출소였다고 한다.
몰론 핸드폰이 없는 시절이었다.
두 번째 크게 남는 술 사건은 남편이 중국에 직장일로 이년간 가 있는 기간에 내가
찾아 갔을 때 그리도 탄탄히 전화로 약속을 하고 갔는데 공항 플랫폼에는 그이가
보이질 않았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날 어느 교수님 생일잔치에 참석했다가
독한 술을 간단히 마셨다고는 했지만 눈을 뜨고 보니 학교 기숙사 였다는 것.
.
또 한 번은 일행과 등산을 한 후 산을 내려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지하철을 탔다고 한다.내리는 역도 잊어버린 채 종점에서 종점으로 저녁7시 부터 11시가 넘는 마지막 시간까지 왕복한
일이 있다. 내려서 택시로 겨우 집 찾아온 남편 이래저래 술 때문에 나 까지 마음고생 한 적이
꽤 여러번이다. 그렇다고 해서 매일 먹는건 아니였고 가끔 먹었는데
크게 실 수를 하게된 것을 적어 보았다.
지금은 남편이 건강상 이유로 아예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있지만 젊은 시절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오는 날은 그 홍시 같은 냄새를 잊을 수가 없다.
요즘 우리집에서 보이는건 냉장고 문을 열면 막걸리 두병 그리고 맥주 와인 인삼주등 여기저기 술이다.
술이 생기면 먹지 않고 보관만 해두니 나는 궁리를 한다. 노인정에 갔다 드릴까 아니면 운동클럽에
갈 때 가지고 갈까. 경비아저씨에게 드리면 일에 방해가 될것 같고
명절도 지났으니 친척 오는 날도 뜸해졌으니 하는 말이다.
매실주 오디주 복분자술은 조금씩 먹어도 좋고 나눠먹기도 좋지만 다른 술은 나눠먹기도 좀 그렇다.
술을 보면서 지난 일이 생각 나서 글을 또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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