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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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비정규나의 이야기 2022. 11. 22. 00:02
비정규 최지인 아버지와 둘이 살았다 잠잘 때 조금만 움직이면 아버지 살이 닿았다 나는 벽에 붙어 잤다 아버지가 출근하니 물으시면 늘 오늘도 늦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골목을 쏘다니는 내내 뒤를 돌아봤다 아버지는 가양동 현장에서 일하셨다 오함마로 벽을 부수는 일 따위를 하셨다 세상에는 벽이 많았고 아버지는 쉴 틈이 없었다 아버지께 당신의 귀가 시간을 여쭤본 이유는 날이 추워진 탓이었다 골목은 언젠가 막다른 길로 이어졌고 나는 아버지보다 늦어야 했으니까 아버지는 내가 얼마나 버는지 궁금해하셨다 배를 곯다 집에 들어가면 현관문을 보며 밥을 먹었다 어쩐 일이니 라고 물으시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외근이라고 말씀드리면 믿으실까 거짓말은 아니니까 나는 체하지 않도록 누런 밥알을 오래 씹었다 그리고 저녁이 될 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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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의 창시자로 알려진 미셀 드 몽테뉴를 알아 본다나의 이야기 2022. 11. 20. 00:01
'수필'의 창시자로 알려진 미셀 드 몽테뉴를 알아본다 -작성 김길순- 미셀 드 몽테뉴는 철학자 정보 미셸 드 몽테뉴 (Michel Eyquem de Montaigne 1533년 2월 28일 - 1592년 9월 13일)는 프랑스 철학자, 사상가, 수필가이다. 몽테뉴라는 마을의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법률을 공부한 후, 보르도 법원에서 법관을 지냈다. 몽테뉴의 엣세는 이라고 흔히 번역하지만 영어의 수필(Essay)의 기원이 되는 말로 몽테뉴가 최초로 쓰기 시작했다. 그 점에서 프랑스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몽테뉴의 저작을 읽어야만 한다. 몽테뉴의에는 인간의 죽음, 교육, 우정, 결혼, 연애, 성욕, 여성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독서, 학문, 정치, 종교, 문화에 대한 고찰도 있다. 또 풍속,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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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뭇잎 사이로> 와 <가을 봉평 메밀꽃>나의 이야기 2022. 11. 19. 00:01
죽도님 블로그 방에 11월 17일 올리신 저의 시 죽도님의 시화를 보고 감사 드리며 옮겨와서 올립니다. 지난번 한올문학 9월호에 실린 시 내용 입니다. ********************************************************************************************** 가을 봉평 메밀꽃 김길순 소라 빛 하늘 아래 가을 햇살이 봉평 메밀꽃 텃밭을 태운다 연두빛 꽃망울로 유년을 깨우더니 눈부신 미리네 수만 송이 소금처럼 반짝인다 새빨간 정열 홍학의 다리로 일어나 받쳐 든 꽃대 군무로 너울거리고, 온몸으로 가슴 저미어 약속에 여무는 까만 씨앗들 봉평을 지나는 발걸음을 붙들고 창 너머 홍학들 일제히 춤춘다. * 김길순 저서: 제1시집 제2시집 한국문인협회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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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 영미의 대표적인 작가 시 한편을 올립니다.나의 이야기 2022. 11. 18. 00:01
모더니즘 상징주의·초현실주의·입체파·소용돌이파 등의 총칭이다. 모더니즘은 19세기 후반과 20세기초에 융성했던 사실주의·자연주의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영미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작가들로는 에즈라 파운드, W. 루이스, D.H. 로렌스, T.S. 엘리엇 등이 있다. ***** T.S.엘리엇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지요.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뿌리로 약간의 목숨을 남겨 주었습니다. 여름은 우릴 놀라게 했어요, 슈타른베르크 호 너머로 와서 소나기를 뿌리고는, 우리는 주랑에 머물렀다가 햇빛이 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 동안 얘기했어요. 저는 러시아인이 아닙니다. 출생은 리투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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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을 보며나의 이야기 2022. 11. 17. 00:01
풀꽃을 보며 김길순 이 세상에는 여러가지 꽃들이 있다. 산과 들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도 자세히 보면 꽃송이가 크고 작고 가지각색이다. 모두가 자세히 보면 사랑스럽고 예쁘고 앙증스럽기도 하다. 꽃은 계절마다 자연스럽게 피고 진다. 들국화와 구절초는 역시 가을바람 스치는 들녘에 피어야 제격이다. 산길을 걷다 보면 '나태주'의' 풀꽃 시귀가 떠오른다.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이름을 알고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게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꽃 3 기 죽지 말고 살아 봐 꽃 피워 봐 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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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융단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나의 이야기 2022. 11. 16. 00:02
하늘의 융단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금빛 은빛 무늬로 수놓은 하늘의 융단이, 밤과 낮과 어스름의 푸르고 침침하고 검은 융단이 내게 있다면, 그대의 발밑에 깔아드리련만 나 가난하여 오직 꿈만을 가졌기에 그대 발밑에 내 꿈을 깔았으니 사뿐히 걸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 꿈이오니. *********************************************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극작가이다. 1923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고 , 독립운동과 문예 부흥에 적극 가담했다. 이 시는 예이츠의 초창기 명상을 담았던 시지 중에서 '갈대 숲의 바람, 에 수록된 '하늘의 융단'으로 원제는 사랑 앓일를 하는 젊은 시인의 애달픈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늘의 융단' 은 오로지 한여인을 향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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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의 "커피 칸타타" 곡을 떠 올리며나의 이야기 2022. 11. 15. 00:02
바흐 의 "커피 칸타타" 곡을 떠 올리며 / 김길순 요즘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코트자락을 여미는 계절 겨울 초입에 들어섰다. 일상에 힘들 때나 식 후에도 찾게 되는 커피 그 커피 역사를 보면 바로크 시대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 때부터 즐겨 마셔 온 것을 알 수 있다. 바흐의 'G선상 의 아리아' (바이올린)곡도 좋지만 가끔 '커피 칸타타' 성악과 악기 연주도 듣게 된다. 바흐는 바로크 시대 작곡가이기도 하고 건반 연주가이다. 바흐가 살던 시대의 커피는 세속적인 귀족들이나 당대 특정인들의 독점적인 배타적 가치로 평범한 일반인들에게는 저급하고 용렬하다고 하여 사회적 악으로 간주되었다고 하는 시대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랜전에는 커피 문화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일반 시중 요즘 커피숍은 많지만 오래전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