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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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 문학에 실린 시와 그리고 한편 더 올립니다.나의 이야기 2022. 11. 6. 00:02
나뭇잎 사이로 김길순 종점 가는 길에 벤치에 앉아서 쉬어 간다. 계절이 지나가는 나뭇잎 사이로 열린 조각 하늘을 보며 추억 하나 떠올린다. 내가 만지작거리는 추억의 앙금은 속을 비우라고 말한다. 뜬구름 떠돌다 가는 인생은 나그네라고 말한다. 인생은 종점 가는 길이라고. ************************* 곱슬곱슬 컵라면 김길순 구겨진 덩어리도 너울너울 펴질때 양념 스프 넣어 간을 맞추면 진수성찬은 아니어도 속을 따끈하게 데워준다네 곱슬곱슬 꼬불꼬불 가슴펴지 못하는 삶이라도 뜨거운 열정으로 끓는 물을 만나면 바쁜 시간에 쫒긴 이의 마음을 후련하게 풀어 준다네. 넉넉잖은 주머니에도 아무 걱정이 없이 따뜻한 삶으로 이어준다네. -김길순 자작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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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석양)나의 이야기 2022. 11. 5. 00:02
석양 (백석, 1912~1995) 거리는 장날이다 장날 거리에 영감들이 지나간다 영감들은 말상을 하였다 범상을 하였다 족제비상을 하였다 개발코를 하였다 안장코를 하였다 질병코를 하였다 그 코에 모두 학실을 썼다 돌체 돋보기다 대모체 돋보기다 로이도 돋보기다 영감들은 유리창 같은 눈을 번득거리며 투박한 북관(北關)말을 떠들어 대며 쇠리쇠리한 저녁해 속에 사나운 짐승같이들 사라졌다. ● 백석의 시는 이야기의 수용과 그것에 걸맞는 문체를 가지고 있다. 그가 자신의 시에서 익숙하게 사용하는 '시골사람이 쓰는 말 그대로"의 어법은 결코 단순한시도가 아니다. 그 어법은 모국어의 지역성과 향토성을 가장 짙게 풍기는 것이었고, 이러한 어법을 강조하는것이야 말로 식민체제의 폭력적 구조에길항해갈 수 있는 독자적 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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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산문이라면 여행은 시라고나의 이야기 2022. 11. 4. 00:02
생활이 산문이라면 여행은 시라고 김길순 가을 바람 스치는 산 자락을 오르며 단풍잎 사르르 떨어지는 모습을 보았다. 그이는 걷기가 최고라고 말하면서도 나와는 좀처럼 동행 시간을 자주 갖지 못했다. 산길에 단풍잎이 흩날릴 때면 우우 하고 감탄하는 목소리가 귓전을 스친다. 한 시간쯤 오를 때 지팡이 대신 그이의 손을 잡고 오를 수 있었다. 화사한 봄꽃이 필 때는 혼자 걸어도 쓸쓸함을 몰랐는데 가을 단풍이 질 때는 동행이 참으로 좋구나 했다. 아차산 정상 바위에 앉아 오색 단풍잎 사이로 파랗게 열린 가을 하늘을 보며 올해 만추(만추)를 즐겁게 보냈다. 모처럼 가져본 축복의 하루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한다. 생활이 산문이라면 여행은 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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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젊은 모델의 예화나의 이야기 2022. 11. 3. 00:02
피카소와 젊은 모델의 예화 김길순 작성 피카소가 파리의 어느 백화점 앞을 지나가다가 한 소녀를 보았다. 소녀를 본 피카소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소녀는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아름다운 소녀였다. 피카소는 그녀를 그려 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그는 6개월 동안 마리 테레즈의 어머니까지 설득해 소녀를 모델로 하여 그림을 그리고야 만다. 피카소는 아름다운 그녀를 모델로 하여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을 빼았기고 말았다. 피카소는 그녀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젊은 그녀에게서 뿜어 나오는 순수함과 아름다운 그를 현실이 아닌 상상의 세계로 데려다 주었다. 마리 테레즈는 피카소와 10년을 같이 지냈고 두 사람 사이에 딸이 하나 있다. 하지만 피카소는 마리 테레즈에게 새로운 영감이나 신선함이 사라지니 또 다른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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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역류나의 이야기 2022. 11. 2. 00:02
역류 이해원 통기타와 청바지를 싣고 달리는 ITX청춘열차 용산에서 춘천까지 시간을 거슬러 달린다 빛바랜 스무 살의 꿈을 채색할 때 사라진 하늘이 달려와 합석을 하고 추억이 마주 앉는다 강물처럼 기억이 반짝인다 목적지를 향해 전동차는 앞으로 가고 우리는 아스라이 멀어진 그때를 향해 페달을 뒤로 밟는다 높은음자리의 웃음이 쏟아지는‘청’ 행운을 찾던 초록 들판의‘춘’ 차창은 고속 스크린, 바람이 터치하자 코스모스 분홍 꽃무늬가 찍히고 함박눈이 내리다가 금세 비키니가 파도를 탄다 세상의 손끝에서 흩어진 웃음이 과속으로 달려오고 흘러간 봄이 역류한다 기타 줄처럼 팽팽했던 시절을 어느 역에 흘리고 왔을까 느슨해진 시간을 알아볼 수 있을까 중앙선을 넘고 하늘을 들이받던 내 청춘의 속도는 시속 300km 길은 모두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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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문학 9.10월호에 실린 특집 <김춘수 시인의 탄생 100주년 기념> 글을 읽고나의 이야기 2022. 11. 1. 00:02
PEN문학 9.10월호에 실린 특집 글을 읽고 김춘수의 시 세계 김춘수(1922~2004)는 경성제일공립고등보통학교를 5학년에 중퇴한 그는 1939년 11월 동경으로 건너가 고등학교를 목표로 영수학원에서 수험 준비를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서점에 들러 그는 제일 작고 얇은 책을 빼들고 값을 지불하고 빠져나왔다. 하숙집에 와서 그 책을 들여다보았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일역 시집이었다. 그는 그가 펼쳐 본 첫 번째 시를 번역하여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 그가 처음 시를 쓴 작품은 다음과 같다 사랑은 어떻게 너에게로 왔던가. 햇살이 빛나듯이 혹은 꽃눈보라처럼 왔던가 기도처럼 왔던가. -말하렴! 사랑이 커다란 날개를 접고 내 꽃피어 있는 영혼에 걸렸습니다. ***** 이 시를 쓴 후 법과에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