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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이 보이는 세상이 좋아 김길순 비오다 갠 하늘을 처다 보면 파란 하늘 한 자락이 주는 산듯함 물결과 물결이 출렁이는 바다를 보라 온통 파란 물 남실남실 우리에게 작은 꿈을 속삭여 주는 파랑새의 깃털에서도 파랑이, 밤하늘 또한 파란 창공에서만 반짝이는 별을 볼 수 있었네. 난 노랑 병아리 ..
눈잎이 마음을 흔드네 김길순 눈잎이 마음을 흔드네. 눈을 사뿐히 밟으며 길을 걸어가는데 아슴푸레 멀어져간 고향 마을이 다가오며 나를 부르네. 파릇파릇 돋아난 보리이파리 위에 눈잎이 포근하게 이불로 덮어주네. 담장안에는 어머님이 길러 마시던 우물에도 뒷뜰 석류나무, 감나무, 장독대에도 ..
호주 브리즈번 마을에서 시드니에서 아들 <인창> 오페라 하우스앞에서 아들과 함께 호주 여행 김길순 비행기는 인천공항을 이륙해 날기 시작했다. 상쾌한 기분에 우리는 아름다운 꿈 깨어나서 하늘에 별빛을 바라보라 약속하지 않아도 그 노래를 불렀다. 열네시간 비행중 내내 창밖을 보면 파란 ..
바다를 보면 파도치는 몸짓에서 김길순 신비로운 물비늘을 뿜어내면서 끝없이 바위와 부딪치며 애무하며 낮고 높은 파도로 밀려왔다 쓸려가며 출렁인다. 바다는 바다 속 고기들을 스스로 키우면서 생명력 있는 소금물로 언제나 살아 숨 쉬며 율동한다. 이 세상을 살맛나게 살고 싶은 나는 그 바다에 ..
담임선생님 존경합니다 김길순 너희들 사회 나가기 전에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 영어 단어 몇 개 더 안다고 해서 사회에서도 일등 하는 건 아니야. 모든 일을 열심히 하고…… 동구릉 소풍 갔을 때 장위철 담임 총각 선생님이 부르신 노래를 기억해 본다. 아름다운 복사꽃 귀엽게 피어 날 적에 그대..
가방이 주는 기쁨 김길순 푸른 진 바지입고 도서관 드나드는 여대생에게는 가방이 진리탐구를 할 수 있는 서적을 담을 수 있어 그들의 기쁨이 되겠고 친구와 나란히 꽃그늘 아래로 산책하는 아가씨의 그 도톰한 가방 속에는 화장품 콤팩트하나 봄바람까지 봉긋하게 담을 수 있는 기쁨이. 중년의 문턱..
뜨개질을 하다가 김길순 혹한 추위가 계속되던 지난 주일에 두둑한 코트에 목도리를 두른 채 면양말에 편한 운동화를 신고 교회엘 갔었다. 얼굴은 확 달아오르나 발밑은 냉랭했다. 어디서 냉한 기운이 스미는지 발이 몹시 시렸다. 집에 돌아온 후에는 오래 전에 쓰고 남은 털실을 찾아내었다. 덧버선..
옥가락지 끼고 시집오셨다는 어머니 김길순 울엄마 시집 올 때는 양단치마 호박단 저고리에 옥 단추를 단 한복을 입고 오셨다지. 손에는 옥가락지, 쪽진 머리엔 옥비녀를 꽂으시고 그 시절 얘기 하실 때는 옥색 기쁨이 가득한 얼굴이었었지. 내가 자랄 때에는 어머니가 수를 놓은 목단꽃 그림이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