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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차고 훈훈한 정감 넘치는 한 해로 김길순 비둘기 날고 토끼 담박질 뛰 노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 무궁화 삼천리 신묘년의 새 해가 떴습니다. 목화솜 만큼이나 하얗게 빨래를 좋아하는 습성의 겨레 우리는 한뜻으로 하늘을 보고 어둡고 소외받는 곳까지 두루두루 비칠 수 있게 다함께 ..
2010년 마지막 달력을 떼는 날 김길순 화사한 꽃피는 봄 소낙비 내리는 여름 낙엽 지는 가을을 보내고 쌀쌀한 겨울을 맞이해서 흰 눈 소복이 내려주심을 조물주께 감사드리는 순간, 하얀 달력은 가물가물 시간 뒤로 사라져 가고 있네요. 2010년이여 잘가요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날 일지라..
2010년 한해를 보내면서 올 초에 재판으로 발행한 제시집을 올려봅니다. 빗물방울 <오늘 뷰에 올리는 시> 김길순 투명한 유리창에 은색 물방울이 떨어진다 낙하가 싫어서 매어 달린 물방울도 처마에 붙어있다. 그러다가도 한순간 미끄러지듯 주르륵 아가의 눈가에 맺힌 구슬이 떨어진..
우리네 것으로 차려진 밥상이 최고이지 김길순 창 밖에는 눈이 내리고 밥상에는 하얀 두부 떠올라 청국장이 보글보글 배추김치 총각김치 목포에서 올라온 실 멸치 볶음 부안에서 올라온 밴댕이 젓 하며 그리하여 잡곡밥에 밥한 술 떠보라 오! 참으로 이 맛이로다. 때로는 서양식 햄버그..
하루살이처럼 뜨겁게 살아요 김길순 우리 하루살이처럼 뜨겁게 살아요. 겨울이 아닌 따뜻한 여름날 푸른 산에 올라 훨훨 날아다니며 그렇게 하루를 남부럽잖게 살아요. 오랜 긴 세월을 하루같이 짧은 시간 못다 한 말 감추고 그저 가슴 뜨겁게 불붙은 대로 천년을 사는 것 같이 날개 훨훨..
오동나무와 섣달바람 김길순 봄내 안개비 속에 꽃보라로 피어 열매 주렁주렁 달고 아름드리 몸매로 나이테 키워온 오동나무. 섣달 가고 새 봄이면 무늬목 장롱으로 신혼방에 들어오겠니, 거문고 가야금 비파 악기로 태어나 빈 가슴에 가락으로 채워 주겠니. 지금은 섣달그믐 밤, 세월처..
사랑은 먼 내일, 따로국밥 그 아저씨 김길순 원래 그 아저씨 별명이 따로 국밥이라고 소문났었지. 직장에서 퇴근하면 초,중,고, 대학 동창회 번갈아 만나고 연휴 때는 날 잡아 바다로 들로 산으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데 어느 날 무주구천동으로 감을 따러갔다 한다. 그 사이 부인은 애..
연인과 함께 먹던 고동맛 그리고 비빔밥 김길순 서울에 살던 우리는 기차를 타고 부산 해운대로 향했었다. 푸른 하늘아래 펼쳐진 남빛 바다, 그 위로 하얀 파도가 부셔지고 있었다. 내가 입은 물방울무늬 원피스자락은 하늘하늘 바람에 나부끼고 긴 생머리 결은 입술에 스쳤다. 우리는 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