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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하루를 김길순 현대문명 한쪽엔 클랙슨 소음 희뿌연 대기에도 하늘과 땅은 우릴 버리지 않고 다가오네. 네잎클로버 5월이면 어김없이 꽃시계를 채워주고 언제나 하늘에 나는 새들의 비행은 5월의 자연축제에 합류해주네. 예쁜 꿈나무 어린이들과 동심이 되어 초록빛 하루를 마음..
싱가폴에서 돌아온 날 김길순 싱가폴에서 돌아온 날 자꾸만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거기서 인력 자전거를 타고 중심지를 돌았는데 마치 내가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 했다. 페달 밟고 달리는 허름한 인력 자전거가 생각은 마치 마차가 이끄는 외국 영화에서 잠시 지나가는 백작부인이탄 마..
징검다리를 건너며 김길순 맑은 시냇물에 큰 바윗돌을 놓고 그 옆에 또 하나의 돌을 놓아가면 징검다리가 된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느니라‘와 ‘태초에 관계가 있었느니라‘는 닮은꼴 이 세상사 인간의 모든 행복이나 불행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것. 아무리 밟혀도 묵..
인도네시아 커피향 김길순 인도네시아 여행 중 망고와 야자열매는 땡볕에서 익어가고 햇살 따가운 창가에서 커피 마시는 원주민 여인을 보았다. 얼굴은 온통 커피색으로 상기되어 있었고, 팥 알 크기 알갱이가 든 도톰한 커피 봉지가 진열되어 있었다. 검은 자주 빛 얼굴에서도 짙은 원..
홍천 연엽산 약수 앞에서 김길순 파란 조롱 바가지로 약수물 떠마시는데 물 위에 구름이 동동 떠돌데. 마른 목 약수로 목을 축일 때 산바람 불어 풍경소리 딸랑딸랑 고음으로 멜로디를 타데 욕망의 부스러기들 풍경소리에 실어 보내는데 햇살도 내려와서 조롱바가지와 함께 약수를 길어 ..
별 하나에 추억을 생각하며 김길순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꿈 많던 소녀 시절에 푸른 밤하늘을 보며 꿈을 키워보던 애송 시였다. 시골 밤은 유난히 영롱해 보이는 밤하늘을 보며 여름..
시암(샘) 물을 생각하며 김길순 시암은 ‘샘의 전라 충청 방언’ 쯤으로 되어 있다. 샘은 물이 땅에서 솟아 나오는 곳‘ 일 뿐이지만 ’시암‘은 그런 사전적 의미를 넘어 물 긷는 곳. 일 뿐이지만 사전의 의미를 넘어 동네 아낙네들이 모여 삶의 애환을 나누는 곳, 여름에 등목을 하던 곳,..
고향이 그리운 날 / 김길순 수돗물 받던 날 밤 꿈에 뜸부기가 울데 자운영 우린 물 남실남실 가슴에 드는 하늘. 물 받고 구름보고 모포기 물어뜯으며 뜸부기 울데. 위의 시는 도시에서 고향을 노래하던 황송문 시인의 시이다. 내가 어릴 때 경주에서 서울로 이사 올 때만 해도 거리를 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