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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에서 김길순 사랑이란 우정이란 산길 같다고 산들이 알려주네. 다니지 않으면 수풀 우거져 길이 사라진다고 쓸모없게 된다고 산이 바람처럼 말해주네. 푸른 이파리 한들거리는 5 월, 촉촉한 산길을 걷네. 사랑 우정 건강을 다지러 산길을 밟고 가라고. 산이 바람이 넌지시 말해 주는 것 같네.
인상에 대하여 김길순 세월이 가면 모두 다 사라져도 인상은 영원히 남는다.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인상 설산에서 고행하던 석가의 인상 독배를 드는 마당에 빚진 닭한마리를 갚아 달라던 소크라테스의 인상, 아프리카에서 고생한 슈바이츠의 인상이 남는다. 초등학교 시절 백설공주 이야기를 들려..
용마산 뻐꾸기 소리 김길순 용마산 오르는 길에 가슴 부딪쳐 울려오는 뻐꾸기 소리 마음속에 꺼지지 않고 살아남은 불꽃같이 다시 일어나는 소리 뻐꾹 뻐꾹 뻐꾹 뻐뻐뻐뻐뻐뻐국…… 서울 가신 우리 오빠 비단구두 사 오신다고 노래하며 기다리던 추억의 뻐꾸기 소리 가슴에 젖네.
차 창에 앉은 서울 나비 김길순 내가 탄 택시에 나비 한 마리 어디서 날아왔는지 서울 한복판 종로 3가 윈도우 밖에서 파닥이고 있었다. 유리창에 부딪치면서 안쪽으로 들어오려는 듯 가녀린 날개를 파닥이고 있었다. 비껴가라고 손짓을 했지만 고집스럽게 더 달라붙는다. 신호등 앞에서 다시 움직일 ..
미나리 김길순 물에서 자라난 미나리 한강다리 지나 식탁 위 종발에 미나리 뜬다. 싱싱한 가슴에 미나리 뜬다. 늦은 봄 파란 미나리 먹으며 미나리 베는 모습 떠오른다. 햇살이 종발에 잠길 때 싱싱한 가슴에 그림자 뜬다.
산노을 바라보면서 김길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산노을 발갛게 타오르는 열정 해질 무렵 산에 올라본 사람은 안다. 노을이 보여주는 아름다움 아름다움을 보는 눈망울은 참으로 신비롭다. 그래서 나는 시간가는 줄 모른 채 노을진 산마루에 앉아 정신없이 바라보는지도 모른다. 노을은 , 내 인생이..
섬진강에 매화꽃이 김길순 섬진강에 매화꽃이 송이송이 흩날리네 봄빛에 취한 목판화가 흩날리네. 물이 흐르듯 꽃이 피고 꽃이 피듯 물이 흐르네. 자연의 소리는 봄햇살이 온종일 목판화를 새기네. 자연의 리듬에 꽃이 피고 실제 꽃같이 송이송이 흩날리네 봄빛에 취한 목판화가 흩날리네. ※ 제3회 ..
청자 화병에 김길순 청자 화병에 학이 날아와 춤을 추네 시원의 날개 훨훨 청솔가지에서 나래 펴네. 경주 금오산에 나래짓 하던 학이 너울너울 춤을 추네. 금오산 청솔 밭에서 깃들던 학이 춤을 추네. 금오신화가 살아와서 내 가슴 청자 화병에 너울너울 춤을 추네. ※ 그림출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