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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미지에서 퍼옴 안타까운 안동 신세동 7층 전탑 김길순 길 저쪽 기차 길옆 회백색 흙먼지 시멘트로 땜질한 7층 전탑 날짐승 날아와 꼭대기에 씨 뿌려 차라리 넝쿨로 덮어 흔들리는 틈새 가려주려 했을까 쇠 마찰음 쉴 사이 없이 뿌리를 흔들고 흙비 바람 내 몸 깎아 곱게 쌓..
들어가면서 저자는 평소 역사학은 과거학이 아니라 미래학이라고 생각해왔다. 역사라는 거울은 과거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역사학은 미래학이 아니라 과거학에 그치고있다. 우리나라 역사학계는 은연중에 현실에 대한 발언을 금기시하..
제비꽃이 예쁘다 김길순 꽃 보라가 예뻐서 만은 아니라네 온실에 있지 않고 저 빈들에 까칠한 산등성이에서 엄동을 보내고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 오면 어김없이 마른 검불 헤집고 돋아나지 누가 그리도 그리운가 찾아오는 줄 먼저 알고 알은체하네 용케도 보라 옷 갈아입고 생긋 웃네. 어쩌면 저리 ..
봄날은 간다 김길순 꽃잎이 불티처럼 날려 한줌의 재도 남기지 않고 다만 날리는것 보여주고 흙으로 돌아가네. 잊었는가 싶으면 또 찾아오지. 찾아왔을 때 마지막이 된 이들이 있기 때문 간다는 건 기약 없는 이별이 되지. 윤동주의 별 헤이는 밤 별이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것과 같이 봄은 저 만치 멀..
소박한 삶 김길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 맛있겠다고 말해 주는 이 있고 비좁은 복도를 이웃과 마주하고 살아도 당신 고생스럽지만 참아달라는 당신을 믿는다는 말을 해주는 그러한 따스한 언어가 오가는 가정은 행복의 보금자리가 된다네. 더러는 눈물 그렁그렁 고여도 ..
오월의 보슬비 김길순 보슬비에 복사꽃이 젖네. 어제는 소녀의 사과 볼로 다가오더니 화사한 추억을 짧게 남겨놓고 꽃잎이 지네. 우산 속 스며든 보슬비 속눈썹도 젖게 하네. 사랑하는 연인들 옷 젖는지 모르고 젖은 길 위로 걸어가네. 오월의 보슬비 종일 부슬부슬 봄날을 데불고..
모란을 보며 김길순
화계사 화음 / 김길순 팝콘같이 활짝 터진 아카시아 꽃 터널 속으로 가랑비 맞으며 오르는 산길에 꽃잎을 안고 흐르는 물은 바위틈의 이끼를 스쳐 지나며 우유 빛깔로 다시 태어난다 산새도 날지 않는 정적을 깨고 골짜기의 물결이 악보 없이 연주할 때 물안개는 벼랑으로 기어오른다. 수 천 수만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