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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시 세계를 본다나의 이야기 2024. 3. 11. 16:01
허수경 시 세계를 본다 / 작성 김길순 허수경 (1964년~2018)은 1987년(실천문학)에 작품을 발표하여 작품을 시작한 이후 1987년 첫 시집를 출간하고, 1992년 두 번째 시집 출간한 후 독일로갔다. 독일 마르부르크대학에서 선사고고학을 공부하고, 뮌스터대학에서 고대동방문헌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독일에 정착하여 시작과 저술 활동을 지속했다. 2001, 2005, 2011, 2016, 등의 시집을 출간하였고, 소설, 동화, 수필집 등을 출간하여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하다가 2018년 작고 했다. 시인의 두 편의 시를 올리고자 한다. 글로벌 블루스 / 허수경 울릉도산 취나물 북해산 조갯살 중국산 들기름 타이산 피쉬소스 알프스에서 온 소금 스페인산 마늘 이태리산 쌀 가스는 러시아에서 오고 취나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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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해 그리고 달 外 1편나의 이야기 2024. 3. 10. 16:01
해 그리고 달 안 혜초 해는 달을 품어서 동트는 아침을 만들 수 있고 달은 해를 품어서 어두운 밤을 환히 밝힐 수 있네 ********************* 새해 첫 편지 안혜초 몸이 조금 아프다고 쉬이 주저앉지 말기 일이 잘 풀린다고 마냥 좋아하지 말며 되는 일이 별로 없다 하여 자주 울적해 말기 지금 이 순간에도 숨이 넘어가는 목숨이 있고 새로 태어나는 생명이 있을지니 이만큼이나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린 얼마나 행복한가 우린 얼마나 감사한가 오늘도 후회 없는 하루이기를 사랑과 공의가 승리하는 한 해이기를 첫새벽, 정화수 한 사발 되어 간절히 그도 드린다 나라걱정으로 무거워진 나날 속에서 가정과 이웃과 겨레와 지구촌의 평안을 위해 ※PEN(국제펜한국본부)2024년 1.2월호에 발표된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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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엔스트롬의 사진 '은혜'나의 이야기 2024. 3. 9. 16:01
에릭 엔스트롬의 사진 '은혜' 에릭 엔스트롬'의 이야기다. 1918년 어느 날 세파에 힘들어 보이고 허름한 옷차림의 백발노인이 신발털이개를 팔아달라며 사진관을 찾았다. 배가 몹시 고프다면서 차 한잔을 청했다. 에릭 엔스트롬 사진사는 빵과 스프를 대접했다. 노인은 빵과 스프를 앞에 놓고 감사기도를 했다. 에릭 엔스트롬은 이런 모습을 보고 감동과 전율을 느꼈다. 작은 것에도 감사기도를 드리는 초라한 노인이 위대한 거인처럼 그의 동공에 비쳐졌다. 에릭 엔스트롬은 이 노인의 흑백 사진을 정성껏 찍었다.이 사진에 감동받은 사진사의 딸 '로다 엔스트롬나이버그 '화가는 이 사진을 보고 유화로 그렸다. 그녀가 그린 '노인의 감사기도' 그림이 바로란 명화다. '빅토르 위고'는 세상에는 3가지 싸움이 있다고 말했다. 첫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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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무는 천년을 늙어도나의 이야기 2024. 3. 8. 16:01
오동나무는 천년을 늙어도 김길순 오동나무는 천년을 늙어도 소리는 변함이 없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했는데, 요즘은 그런 선비를 찾기 힘든다고 들었어요. 더 늙기 전에 노을이 한 번 아름답게 밝았다가 지듯이, 저도 엄한정 시인, 선생님처럼 곱고 맑은 시를 남기고 싶습니다. (문학사계 봄호에서 황시인이 한말 중에서 발췌) 신석정 선생님께서 후학의 처녀시집 를 보시고 "H군은 그의 주소를 청춘의 오전에 두고 정진하기를 바라되 바이마르에 침공해 온 나폴레옹에게 달려가 송시를 봉정한 괴테가 되기 전에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에게 봉정하려던 악보를 찢어버린 베토벤적 시 정신을 끝내 가슴에 지니고 나아가 우리 시단에 새로운 등불이 되어주기를 바란다는, 훌륭한 말씀을 나도 감명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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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끔은 연필을 깎고 싶을 때가 있다나의 이야기 2024. 3. 7. 16:01
가끔은 연필을 깎고 싶을 때가 있다 황정희 연필을 깎는다 사각이며 깎여 나가는 소리가 한 사람이 멀리서 뛰어오는 발걸음 소리 같다 저문 안부가 보낼 때마다 하루를 긁적이게 하는 노을의 붉은 빛처럼 수북해져 연필이 깎여 나갈수록 내 생활의 변명처럼 흩어진 나를 그러모아 쓴다 백지 위에 수많은 말풍선들 두더지게임 하듯 여기저기 불쑥불쑥 튀어 오르다 사라지는 말들 꽃피고 계절 지는 동안 사람피고 인연 지는 동안 언제부턴가 허리를 굽힌 시간을 바로 눕히고 절름발이 그리움도 그리움이라고 칼끝에 닿는 연필심에 맥박이 뛴다 안부는 묻는 것이 아니라 먼저 들려주는 거라고 쓴다 ※ 2023년 신춘문예 당선시집에서 황정희 시인 경북 영주 출생 2020년 월간문학 신인상 제1회 경북여성문학상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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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정신의 공기와 햇빛나의 이야기 2024. 3. 6. 16:01
시는 정신의 공기와 햇빛 김길순 시는 정신의 공기와 햇빛이라는 말은 문학사계 봄호 머리말에 있는 말이다. 그런데 시인과 소설가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왜 어깨를 나란히 할까. 시는 삶의 질을 높이고, 소설 은 인생을 풍부히 하기 때문이다. 소설에서는 욕설이 필요하면 써도 되지만, 시는 욕설이 허용되지도 성립되지도 않는다. 돈이 최고라고 돈만 아는 돈의 노예가 되면서 부터는 편하고 즐겁게 사는 대세다. 돈의 신을 섬기는 동안에 시의 정신을 잃었다. 시는 정신의 공기요 햇빛이다. 이 말이 와 닿았다. 시인이 개체목적을 위해서 살게 될 때 나와 남의 차별이 없어지고 하나의 생명과 사랑으로 통 하게 된다. 그럴 때 그의 시는 정신의 공기가 되고 햇빛이 된다. 여기서 -에밀리 디킨슨의 시 을 올린다. 내가 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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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서시(西施)의 젖빛나의 이야기 2024. 3. 5. 16:01
월간문학 2024년3월호 첫말미에 천창2 글 한편 올리고 나중 시조 다섯편 중 한편 더 올립니다. 천창(天窓) / 윤금초 내 사는 도심 바깥 그 6층 옥탑방엔 달빛도 세 들어 사는 옹색한 서재가 있다. 썼다가 도로 지우는 글밭 가는 비상구 있다. 옛 선비 길러냈다는 사가독서(賜暇讀書)는 언감생심 베갯머리 포개둔 책 손때 절은 갈피도 있다. 서시(西施)의 젖빛 윤금초 복사꽃 건듯 이울고 물살 가른다. 황복거사. 죽음과도 바꿀만한, 죽을 작정 하지 않곤 입맛 다시지 못할 검복 가시복 흰점복···.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유별난 식감 주는 복어회는 후르르 혀가 절로 말리고 만다. 밀복 졸복 참복 황복 한 마리 독(毒)빼는데 서 말 석 되 물을 쏟는다. 골부림 지나친 녀석, 원래 성질 잘 내는 탓에 진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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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랑의 습관나의 이야기 2024. 3. 4. 16:20
사랑의 습관 심강우 사랑은 울었다. 사랑이 달랬다. 사랑이 울음을 그쳤다. 그러나 사랑이 보이지 않으면 사랑은 또 울었다. 사랑은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왔다. 사랑의 사랑스런 손길에 사랑은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사랑이 사랑에게 이럴 거면 합치자고 했다. 사랑은 좋아서 사랑의 목을 껴안았다. 한몸이 된 사랑은 웃음과 울음을 함께했다. 슬픔에 겨운 사랑이 고뇌할 때 기쁨에 벅찬 사랑이 환호할 때 사랑은 한쪽이 출렁거리거나 반대쪽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들렸다.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었다. 비 오는 밤이나 멀리서 종소리 사운거리다 갈 때 사랑은 사랑에 들키지 않고 울 수가 없었다. 하물며 웃을 수도 없었다. 너무 많은 시간이 뒤섞이고 엉켰으므로 티눈과 우주만큼이나 사랑은 분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친 사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