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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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아나톨 프랑스>에 대하여나의 이야기 2022. 12. 13. 00:01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에 대하여 1873년 『황금 시집』으로 문단에 데뷔해 1921년 소설 『펭귄의 섬』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나톨 프랑스는 모국 프랑스의 대 격변기를 겪은 소설가이자 비평가다. 그가 사망하자 프랑스는 국장으로 경의를 표했다. 18세기 말 프랑스혁명 이후 제정, 왕정복고, 공화국 체계를 겪었고, 식민제국으로서의 프랑스가 가장 팽창한 시기를 살았으며, 그의 활동기간은 현대 프랑스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정교분리(laicite, 라이시테)의 원칙이 확립되어가는 시기와 맞물린다. 그는 또한 고대 그리스 로마의 고전이나 프랑스 문학과 철학사의 고전에 정통한 고전주의자요,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기도 했다. 아나톨 프랑스는 서적상의 아들로 태어나 일생을 책과 더불어 보냈다. 프랑스는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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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 대하여나의 이야기 2022. 12. 12. 00:01
흙에 대하여 김길순 흙에서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땀을 흘리면 땀을 흘린 만큼 거둔다. 흙은 적당히 눈치 보는 일도 없고 잘 보이려고 할 필요도 없다. 우리들이 밟고 다니는 땅, 모든 동물-짐승들 까지도 마음대로 밟고 다니는 흙은 누가 뭐라 해도 피동적인 사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능동적인 우리들 모두가 그 흙 속으로 들어가고야 만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다. 우리의 조상들이 그래 왔고 모든 인류가 그래 왔기 때문에 우리도 언젠가는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게 된다. 흙은 무표정하지만 그 흙에서 비롯된 자연 만물은 여러 형태의 아름다운 표정으로 나타난다. 흙은 오로지 자연 그대로 정직하게 싹을 틔우고 열매를 열리게 하면서 영원히 존재할 따름이다. 흙은 겨울날 청보리 뿌리를 내리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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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송이나의 이야기 2022. 12. 11. 00:01
한송이 김지윤 한송이씩 피는 꽃이 있다 한 송이씩 작은 꽃이 새로 피어 백 일 동안 시들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백일홍 사실은 매일 한 송이씩 지고 있다 사라져야 한다면 그렇게 사라지자 희미하게와서 자취없이 돌아가더라도 작은 꽃 지고, 다시 작은 꽃 피고 꽃이 지든 꽃이 피든 계절은 지나가는 거지만 사라지지않는 새벽이 있다는 듯 지워지지 않는 황혼이 있다는 듯 한 송이씩 피어날 수 있다 백 일 동안 볼 수 있도록 그 정도는 작은 꽃이 할 수 있는 일 봄이 생겨나게 하는 것과 무너뜨리는 것들 여름이 찬란히 비추는 것들과 태워버리는 것들을 모두 이해해야 백일 후에 추운 시절을을 수 있다 오늘도 다시 한 송이 -문학사상 2022년 10월호 (600호) 기념특집 시 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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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주여, 저로 하여금 절망하게 하소서 >나의 이야기 2022. 12. 10. 00:01
헤르만 헤세 주여, 저로 하여금 절망하게 하십시오. 그러나 당신께는 절망하지 말게 하소서 혼미한 모든 슬픔을 맛보게 하소서 모든 고뇌의 불꽃을 핥게 하소서 모든 부끄러움과 욕됨을 맛보게 하시고 내가 나 자신을 가누는 것을 돕지 마옵시며 내가 뻗어나아 가는 것을 돕지 마옵소서 그러나 나의 모든 자아가 파괴되었을 때는 당신이 불꽃과 고뇌를 낳으신 사실을 나에게 가르치소서 왜냐하면 나는 기꺼이 멸망하고 또 기꺼이 죽을 수 있습니다만, 오직 당신의 품에서만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 괴테상과 노벨상을 수상한 독일의 시인 헤르만 헤세는 구름처럼 방랑하면서 사물을 관조하고 인생을 노래한 철학적 사색의 시인이다.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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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오징어 구이나의 이야기 2022. 12. 9. 00:01
오징어 구이 전유정 시인 詩를 보고 -작성 김길순- 미국의 시인 H.W. 롱펠로는 추녀 끝에 걸어 놓은 풍경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바람이 불어 비로소 그윽한 소리가 난다고 했다. 인생도 평온 무사만 한다면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곤란한 일이 있음으 로 해서 즐거움도 알게 된다는 지론이다. 그는 "기쁜 일이 있으면 슬픈 일이 있고, 희로애락이 오고 가고 뒤엉키어 심금에 닿아서 그윽한 인생의 교향악이 연주되는 것이다" 라고 피력하였다. 전유정 시집 에 수록된 오징어 구이 전문을 소개한다. 오징어 구이 전유정 내 몸은 오징어 구이인가. 통증 만날 때마다 불에 덴 듯 이리 비틀리고 저리 비틀리면서 기우뚱거리며 오그라든다. 바닷속 같은 곳에 살기에 늘 바다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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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물의 연주법나의 이야기 2022. 12. 8. 00:01
물의 연주법 이윤소 물의 연주는 다양하다 낙수는 스타카토로 물방울을 끊어내다가 폭포에 이르러서는 포르티시모로 웅장해진다 퍼붓는 소나기는 크레센도로 치닫고 이를 받아내는 파도는 스트린겐도로 긴박해진다 지구의 어디서든 물이 있다면 음악은 수시로 재현된다 그렇다고 물은 이미 넘겨진 악장을 향해 다시 돌아가지는 않는다 오로지 물결의 흐름에 순응하면서 걸림돌이 있어도 에돌아갈 뿐, 그러니 흐르는 물이 잘리는 일이란 없다 언제나 하나의 음악 안에서 음표들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사람은 이 물의 음악에 매료되어 분수대를 고안했고 역류의 힘으로 치닫는 정점에 하얀 옥타브를 출력해 감탄하곤 한다 아쉽게도 이 음악은 인공적인 것이어서 전기 코드를 빼면 쉼표로 돌아가 고요해진다 자연을 비슷하게 베낄 수는 있어도 온전히 작곡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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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의 동그라미 칸나의 이야기 2022. 12. 7. 00:02
달력의 동그라미 칸 김길순 처음 열 두 장 걸었을 때는 중요한 날들을 동그라미 쳐 놓았었지. 아슬히 멀어지신 시부모님, 친정 부모님 그이 생신, 손자 생일, 명절마다 동그라미 그렸지. 어른들의 동그라미는 사라진지 오래 되었지. 살고 죽는 일이란 쉼표와 마침표. 울고 웃는 날 눈도장을 찍으며 살아 왔었지. 아직도 온기 남은 저 칸들을 안아보고 싶은 時空이 스무날 남짓 남았네. ※ 김길순 저서 : 제1시집 제2시집 2003년 등단 공저 :어느 간이역의 겨울밤. 꽃이어서 다행이다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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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엄마 생각 - 임진각 전망대에서나의 이야기 2022. 12. 6. 00:02
엄마 생각 - 임진각 전망대에서 김순천 강 건너 장단 평야 어디쯤이었으리 일제의 공출에 가마니 짜 대느라 주린 배 졸라가면서 새끼줄을 꼬던 곳 손가락 핏물이 봉선화로 다시 펴도 꽃물 대신 눈물 매단 물 한 사발 들이키던 내 엄마 유년 시절이 보릿고개 넘던 곳 무상한 세월의 뒤안길 따라서 독개다리 건너며 엄마 고향 그려 보니 빈들의 망초 무리만 바람결에 날리고 어스름 해넘이에 재우치는 귀갓길 마음 길게 세워둔 붉노을 그 너머로 엄마의 보름달 같은 얼굴 둥실 떠오네 -제164회 월간문학 시인작품 당선작 시조- ※ 시조 부분 당선 소감 - 김순천 혼자서 새로운 장르에 대한 시도를 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운율을 맞춘 한 편의 작품이 완성 될 때면 뿌듯했습니다 -작성 김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