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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걸이의 외로움 김길순 백화점에서 계절 따라 제일 멋진 옷을 갈아입고 고객들의 시선을 끌다가 거대한 저택 옷장에 들어왔다 나를 비워둔 채 주인님은 여러 날 외출 중이시다 사모님은 벗은 나의 모습을 보며 외로운 시간을 보내기 일쑤 나는 불안하다 어느 날 갑자기 외로움에 견디다 못해 분리수..
이태준의<아무 일도 없소>해방 전 단편 소설을 읽고 김길순 이 작품은 <불도 나지 안었소, 도적도 나지 안었소, 아무 일도 없소>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이후 단행본 『아무 일도 없소』라는 제목으로 바뀌었다. 불도 나지 않고, 도적도 나지 않은, 그래서 아무 일도 없소 라는 ..
사랑의 반지 김길순 라일락 향기를 좋아하는 그대가 준 보라빛 수정반지 영원히 간직하고 싶을 땐 당신의 마음 거울에 비추어 봅니다. 하나뿐인 하나의 맹세로 받은 반지 별이 반짝이듯이 우리 사랑 키워주는 첫사랑의 반지 물방울 수정이 세월에 여의치 않고 청춘의 빛깔로 다가오며 따뜻하게 나를 ..
부부 사랑 김길순 부부 사랑이란 처음 만날 때는 아이스크림 솜사탕 같이 달콤해서 생활이 궁핍하던 부유하던 그 자체를 초월해서 서로 헌신적이고 10을 받으면 11이나 12를 보태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출발하게된다. 자식키우고 남편은 밖에나가 부지런히 돈벌어 집에 갔다주고 해서 집..
강원도 화천군 동촌리 34번지 월하 이태극 작품 연보를 보면 제1시조집 "꽃과 여인" 출간 제2시조집 "노고지리"출간 제3시조집 "소리, 소리, 소리" 출간 제4시조집 "날빛은 저기에"출간 제5시조집 "자하산사 이후"출간 회고록 "먼 영마루를 바라 살아온 길손"출간 시조전집"진달래 연가"출간 ...
하현달 김길순 어머니, 안부조차 전하지 못하고 벌써 일년이 지났나봐요 작년 이월 새벽 창가에 초승달로 찾아오시더니 기다리시다 하현달로 오셨네요. 갓 시집간 딸에게 보내려고 배추김치 조금 담갔는데, 밤새 허리 아파 뒤척이다가 문득 창을 보니 새벽에 찾아오신 어머니! 거기, 하..
『도덕경』을 읽고 김길순 인간의 선함을 물에 비유한 대목에서 감명을 많이 받았다. 물의 선함은 온갖 이로움을 주면서 상 하를 다투지 아니하는데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자리에도 스스로 자리를 함은 물이다. 도를 가장 많이 닮은 것도 자연스러운 물, 인간의 삶은..
부석사에서 김길순 대청마루 끝까지 비추던 여름 햇살은 숲 속으로 숨어 버리고, 소수서원 기와지붕에 도 뜰에도 가을볕이 한가로이 눈부신 가운 데, 고추잠자리 날고 청개구리 갈잎에 앉 아 햇살을 잡으려 하고 있었다. 빨갛게 익은 사과 밭을 지나오며 지워지지 않는 것은 모고(물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