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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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튤립 축제나의 이야기 2024. 7. 12. 00:01
튤립 축제 손진은풀밭,뛰어가던 토끼의 두 귀가 잡힙니다파닥이는 제비의 날개도머릿수건 아낙들 호미, 굽어진 손가락에 의해얼떨결에흰 깃의 제비를 날리면 안되나하늘의 구름 두어 송이 비치는 눈 가진토끼를 뛰어놀게 하면 안되나크낙한 바다가 잠들게 하면질문들이 떨어진 잔디밭 곳곳날지 못하는 제비와뛰지 못하는 토끼의 신음이포대 속에서 점차 희미해져 간다허나 토끼 너머엔 토끼가 가득하고제비 너머엔 제비가 깃을 치는 하늘이제 곧 군악대 팡파르가 울리고엄마 손잡은 아이 마음은 공원 분수대처럼 뿜어 오르고시장市長과 일렬로 선 이들 흐뭇한 미소로 테이프를 끊을 테지만축제는 깡총하게 다듬어진 잔디 날개 한가운데노랑 분홍 등불로만 마땅한가요불쑥불쑥부신 빛 아래 돋아나는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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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귤과 달과 그토록 많은 날들 속에서나의 이야기 2024. 7. 11. 00:01
귤과 달과 그토록 많은 날들 속에서 홍순영달을 만질 수 없어서귤을 만진다너는 노랗고 둥글다는 이유만으로내게 와 달이 되고,나의 손바닥에 붙들린 우주가 되고이곳에서 차디찬 귤 하나를 들고너의 이름을 부른다는 상상만으로나는 둥근 목소리가 되지허공에 뜬 비상구를 두고너와 나는 가쁜 숨을 공유하지달은 나날이 커지고우리는 분명 저곳으로 사라질 수 있을 거야분명하고 유쾌한 예언을 품고하루를 굴리지애써 말하지 못하는 눈사람이 되지데구루루 굴러온 귤이 눈앞에 수북이 쌓이고달은 하나, 둘, 셋......아아, 이토록 많은 너와 나의 날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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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뜻하는 돌나의 이야기 2024. 7. 10. 00:01
뜻하는 돌 김민정마라도에 갔습니다태풍에 배 안 뜰 줄 알았습니다해물툿짜장을 먹었습니다수지타산에 가게 망한 줄 알았습니다.기념촬영을 했습니다혼인빙자로 자살한 지 오래인 애인이삼각대를 꺼내 좀 들어달라나요어깨가 무거웠습니다심장에 누가 돌 매단 줄 알았습니다절이 있었습니다돌에 돌을 얹은 게 합장인 줄 알았습니다돌을 훔쳤습니다.가방에 수석인 줄 알았던 애인이공항 휴지통에 돌을 좀 버리고 오라나요.인형도 아닌 그저 돌을 말입니다****************************************※ 김민정1976년 인천 출생1999년등단시집현대문학 올해의 좋은 시 2010년 발표 시 발췌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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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동백꽃나의 이야기 2024. 7. 9. 00:01
김유정의 동백꽃 김길순동백꽃 피는 농촌을 배경으로 계층이 다른 사춘기 남녀간의 갈등과 화해를 밀도 있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여기에서는 향토적인 사랑의 미학을 보여 줍니다. 점순이가 삶은 감자를 불쑥 내밀었는데 젊은이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어깨 너머로 쑥 밀어버렸습니다.그때 부터 점순이는 청년이 기르는 닭들을 괴롭히고 그를 바보라고 놀립니다. 참다 못한 젊은이는 점순이네 수탉을 후려쳤습니다. 그런데 절로 눈물이 납니다. 주인집에 대놓고 일 저질렀으니 부쳐 먹던 땅도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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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광야나의 이야기 2024. 7. 7. 00:01
광야(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참아 이곳을 범(氾)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부지런한 계절이 피여선 지고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이육사 - (1904~1944, 경북 안동) 시인의 원명은 원록 또는 원삼이었다. 3연 15행으로 이루어진 이 는 아득한 옛날 천지개벽 당시 아무도 없을 때 부터 원시성을 지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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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와사등나의 이야기 2024. 7. 6. 00:01
와사등 김광균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긴-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늘어선 고층(高層) 창백한 묘석(墓石)같이 황혼에 젖어찬란한 야경(夜景) 무성한 잡초(雜草)인양 헝클어진 채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 피부(皮膚)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悲哀)를 지니고 왔기에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信號)기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김광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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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주는 것나의 이야기 2024. 7. 5. 00:01
사랑이란 주는 것 김길순성경에 의하면 사랑은 오래 참는것이라고 했다. 상대방을 위하려면 오래 참을 수가 있어야 한다.자기 중심적인 사랑은 사랑이 지속이될 수가 없다. 자기를 생각하기전에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사랑은 커지고 깊어지며 지속된다.사랑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주게 된다. 또한 온유한 사람, 교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무례히 행치도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도 않는다.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것을 믿으며 모든것을 바라며 모든것을 견딘다고 했다. 이러한 일을 해내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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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자화상나의 이야기 2024. 7. 4. 00:01
자화상 시인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애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술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