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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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동백꽃나의 이야기 2024. 6. 17. 19:41
동백꽃 이수복동백꽃은홋시집 간 순아 누님이매양 보며 울던 꽃눈 녹은 양지쪽에서 피어집에 온 누님을 울리던 꽃홍치마에 지던하늘 비친 눈물도가널피고 씁슬하던 누님의 한숨도오늘토록 나는 몰라······울어야던 누님도 누님을 울리던 동백꽃도나는 몰라······.지금은 하이얀 촉루가 된누님이 매양 보며 울던 꽃빨간 동백꽃.※여기에서 빨간 동백꽃은 홋시집 간 누님을 울리다 죽게 한 슬픔과 한의 객관적 상징 같은 표상이 되고 있다. 집에 온 누님을 늘 눈물 흘리게 하고 한숨짓게 한 이유를 시적 화자인 시인은 모른다며 그 아픔의 의미를 더 진하게 승화시키고 있다. 동백꽃은 1954년 3월호에 발표하며 문단에 선을 보인 이 시인의 초회 추천작이다. 생애(1946년 ~ 1986)(이명재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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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죽은 피리 살리기나의 이야기 2024. 6. 15. 00:01
죽은 피리 살리기마경덕어느 시인이 선물한 쌍골죽잎마름병을 버틴 병죽病竹이라골이 파인 살이 단단하고 소리가 잘 여물었단다뚫린 구멍으로 선계仙界까지 불러들인다는데,취구에 숨을 밀어넣고 지공을 막아도 맥이 뛰지 않는다사람의 입김으로만 혈이 트인다는이 어둠은 몇 겹일까거슬러 오르면 만파식적의 뿌리에 닿을영목靈木이라,헛바람으로는 감히 심장에 닿을 수 없어어깨와 입술로 곡진히 받든다대숲은 봄의 뼈마디에 또 방을 짓고 칸칸 맑은 바람을 쌓는데탁한 가슴은 받지 않겠다는 듯,꽉 닫힌 죽관대금 속으로 들어갈 문이 없다갈대 속청의 떨림도 말라 죽음과 잠의 사이에서몇 해자는 듯, 죽은 듯********************************************************※ 시집『사물의 입』2016. 시와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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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박두진 청산도나의 이야기 2024. 6. 14. 00:01
청산도 박두진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나멋골 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 질볼이 고운 사람이, 나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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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바다2나의 이야기 2024. 6. 13. 00:01
바다 2 정지용바다는 뿔뿔이달아나려고 했다.푸른 도마뱀 떼같이재재발렸다.꼬리가 이루잡히지 않았다.한 발톱이 찢긴산호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가까스로 몰아다 부치고변죽을 들러 손질하여 물기를 시쳤다.이 애쓴 해도(海圖)에손을 씻고 떼었다.찰찰 넘치도록돌돌 굴르도록휘둥그란히 받쳐 들었다.지구는 연잎인 양오므라들고······펴고······*************************************이 시에서는 지성과 감각의 미묘한 하모니를 보게 된다. 이 시인의 바다로 향하는 상상력은 그렇게 경이롭고도 신선하고 신비로울 수가 없다.그것은 상식을 뛰어넘는 시적 경이감이다. 바다의 푸른 파도의 움직임을 뿔뿔이 달아나려고 하는 '푸른 도마뱀떼'로 유추해서 표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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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석의 저서<소설작법>에서 나온 글을 알아본다.나의 이야기 2024. 6. 12. 00:01
정비석의 저서에서 나온 글을 알아본다.김길순문학의 사명은 생활 속에 숨어있는 진실을 인식케 하는데 있는데, 그 진실이라는 것은 인간을 주체로 하고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일리 있는 말입니다.소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물과 사건과 배경이라는구성의 3대요소를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정비석의 소설 중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도 있습니다.김군의 하꼬방은 그 안에 사람이 살고 있으니까 방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것은 무슨 방이라기보다도 영락없는 돼지우리였다.친구의 체면을 생각해서 억지로 방안에 발을 디려 놓았다. 방은 서울 방 치고는 그다지 좁은 간살은 아니었다.책상위에는 먼지가 뽀얗게 깔려있고 잉크병인가무슨병인가 놓여있던 자리만이 새까맣고도 동그랗게 드러나 보였다.정비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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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북청(北靑) 물장수나의 이야기 2024. 6. 11. 00:01
북청 물장수김동환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머이맡에 찬물을 쏴아 퍼붓고는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사라지는북청 물장수물에 젖은 꿈이북청 물장수를 부르면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져버린다날마다아침마다 기다려지는북청 물장수*****이 시는 김동환이 (1924.10.24)에 발표한 작품이다. 북청 물장수를 소재로 한 이 시는 강인하고도 진실한 물장수와 동향이라는 데에서도 남다른 연미의 정과 아련한 향수를 자아내게 한다.1901 년에 함경북도 경성에서 태어난 김동환 시인은 일봅 동양대학 문과를 수학한 뒤시 (금성)3호,1924.5)로 추천을 받고 데뷔했다.그는 이어서 첫 시집 을 간행하였다.-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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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생애와 시의 세계나의 이야기 2024. 6. 10. 00:01
도연명의 생애와 시의 세계 도연명(365~427)은 양(梁)나라 소명태자(昭明太子)소통(소통. 501~531)이"편마다 술이 있다"고 평했을 만큼 술을 좋아했고,벼슬자리를 버리고 (귀거래혜사)를 부르며 전원에 숨을 만큼 자연을 좋아한 중국 문학사상 최초로 나타나는 본격적인 시인이다.그를 통하여 중국시는 비로소 진지한 의식적인 개인의창작활동으로 확인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따라서 중국시는 도연명으로 말미암아 다시 한 차원 높은 예술로서 제고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아래 그의 시를 올린다. -작성 김길순-***** 영빈사(1) 이 세상의 모든 물건, 제각기 의지할 곳 있으나,외롭게 떠도는 구름만은 의지할 곳 없다.공중으로 아득하고 희미한 모습으로 사라지니언제 구름에 햇빛 비쳐 다시 볼 수 있을까?밤새 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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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6월 / 김용택나의 이야기 2024. 6. 9. 00:01
6월 / 김용택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6월의 나뭇잎에바람이 불고 하루해가 갑니다불쑥불쑥 솟아나는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주저앉힐 수가 없습니다창가에 턱을 괴고 오래오래 어딘가를보고 있곤 합니다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6월의 나뭇잎이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갑니다*****김용택시인전 초등학교 교사 출생1948년,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학력 순창농림고등학교 졸업 데뷔 1982년 시 '섬진강'경력 2019.12.~ 섬진강 홍보대사 수상 2018년. 03.세계 물의 날 국민훈장 동백장 -작성 김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