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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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냉커피 한잔이 더위를나의시 2021. 7. 28. 00:02
냉커피 한잔이 더위를 김길순 기온이 35'가 넘는다는 날이다. 운동 갔다 오는 길 30분 거리에도 참기 어려운 더위, 냉커피 한잔이라도 하고 가야지 하고 두리번거린다. 가까운 곳에 스타벅스가 보인다 조금 전 뉴스에 스벅이 '별다방 됐다' 신세계가 최대주주로, 기억을 떠올리며 창가에서 들여다보니 거리두기 때문인가 나 혼자 한잔의 커피 마시기에는 주위가 너무 쓸쓸하겠다 싶어 조금 더 가다 작은 커피 전문집에 들렀다. 커피 메뉴 1 에스프레소 2 아메리카노 3 모카 4 카푸치노 5 캐러멜 마끼야토 7 콜드 브루-더치커피 등 쓴맛 단맛 등 다양한 향미를 느낄 수 있는 비교적 값싼 아메리카노 한잔이 더위를 식혀주었다.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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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나의시 2021. 7. 18. 18:31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김길순 한낮에 꽃 등불을 켜고 동리 담장 위에 무궁화꽃이 활짝 피어있네. 잔주름 잡혀있는 얇은 꽃잎 꽃가루 노란꽃술이 촛불 심지 돋운 것 같이 꽃잎 중앙에도 다 심어져 있네. 쳐다봐 달라하지 않아도 나를 보며 한들거리고 나는 우리나라꽃 무궁화가 피었구나. 하면서 왠지 요즘은 무궁화를 보며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쳐다보며 감탄사의 말이라도 전해야 되는데 요즘 발걸음은 황망스럽게 앞으로 재촉하게 된다. 어디로 가느냐 묻지는 않지만 당신의 가슴에도 무궁화 심지처럼 나라 위한 심지 품고 있겠지 하고 묻는것 같다.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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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화가 생각나는 그해 여름나의시 2021. 7. 12. 00:03
물봉선화가 생각나는 그해 여름 김길순 지도를 펴면 휴전선 경계로 가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 친구집이 나온다. 봄이면 봄 노래따라 꽃이 피고 여름이면 집 사방 졸졸흐르는 작은 도랑이 있어 곱게 피는꽃은 물봉선화였다. 친구 모임에서 그집에서 모일 때면 악기도 필요 없이 주위 산울림과 비바람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 알 수 없는 속 깊은 마음이 마당이었다. 돌돌 작은 도랑물 소리에 촉촉한 물을 머금고 곱게 피어난 진분홍 그리고 노랑 물봉선화 지금도 그 풍경 그대로일까. 그렇게 공기좋고 한적한 곳으로 이사를 갔는데 친구남편은 건강이 악화되어 타계한지 벌써 십년이 넘는다. 여름이 되면 그친구와 물봉선화가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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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참기름 짜기나의시 2021. 7. 7. 00:02
참기름 짜기 김길순 나는 오랜만에 기름집에서 고소한 깻묵 냄새를 맡으며 전설 같은 분위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번 막내딸 편으로 사돈이 보내온 참깨를 간직해 오다 참기름을 짜기 위해 시장 기름집에 나왔다. 사돈은 늘 다리가 아프다시며 시골 사시며 참깨농사를 조금 하신 것 같다. 사돈이 나에게 깻묵 냄새를 남겼고 나는 그 깻묵 냄새가 나는 시를 남기게 되었다. 그것은 나의 체질이 누가 뭐라 해도 깻묵 냄새를 좋아 하기 때문이다. 가을날 투명한 햇살을 받으며 깨알들이 녹아내리는 희생의 상징시어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시들어가는 풀밭에서 파랗게 개인 하늘을 고요히 우러러보다가 주인에게 털리어 떨어지면서도 웃음 선사하는 참깨에서 순애殉愛를 느낀다. 모든 음식에 들어가서 진액의 맛을 내는 진액으로 남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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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봉선화나의시 2021. 7. 5. 00:02
봉선화 김길순 봉선화 하면 우선"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고 하는 노래부터 떠오른다. 이 노래를 '한국의 영가'라고 한다. 흑인 노예들이 목화를 재배하면서 "흑인영가"를 불렀던 것처럼, 우리 계례는 일제의 질곡에서 '봉선화'를 불렀기 때문이다. 그것은 눈물 속의 햇살로서 절망을 딛고 일어서려는 소리 없는 아우성의 몸짓이다. 요즘 도시에선 간혹 장독을 망치로 깨뜨려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려야 하리만큼 공간이 부족하기에 장독대 옆 봉선화 심는 꽃밭 찾아 보기가 어렵다. 깨져버린 독의 잔해 속에 여인들의 정한이 꿈틀거린다고도 한다. 손톱에 봉선화 꽃물들여 주시던 젊은 어머니 나를 보고 웃으시던 저녁. 그 길었던 여름이 다가와 지나가고 있는데 도심의 창가에서 가녀린 봉선화 몇 포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