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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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나의시 2021. 9. 18. 00:02
추석 명절 김길순 추석과 가배절 한가위 중추절 말은 같은 뜻이다. 일 년 동안 밤하늘에 떠있는 보름달 가운데서 가장 밝고 맑은 달을 이날에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달을 보고자 하는 세인들의 기대는 이만저만 큰게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추석명절은 청명한 날씨에 밝은 보름달이 떠야 한다. 이런 날 농가에서는 징이나 북, 꽹과리, 장구 등을 쳐 울리면서 '쾌지나 칭칭 나네'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면서 흥겹게 노는 것이었다. 아주 어릴 때 고향의 가위 절을 생각하니 온갖 시름이 다 가시고 우쭐거리며 다가오는 농부들의 몸짓이 그 청각적 음향 의식과 함께 눈에 선해온다.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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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풍경나의시 2021. 9. 16. 00:02
가을 풍경 김길순 가을은 비연초 빛깔의 청자와 청대를 닮았다. 그것은 속을 비우고 소소한 바람을 서늘하게 즐기라고 일러주는 계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내야 할 사람은 보내고, 버려야 할 물건은 버린 채 미련 없이 떠나는 나그네의 심정을 여실히 읽어내는 계절이다. 산 그늘이 내리는 해거름, 시들어 가는 풀밭에 팔베개를 베고 누워서 파랗게 갠 하늘을 고요히 우러러보고 있노라면 마음은 까닭없이 서글퍼지며 눈시울에 눈물이 어리는 것은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순수한 감정이다.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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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의 가배절나의시 2021. 9. 15. 00:02
가배절(嘉俳節) 심훈 팔이 곱지 않았으니 더덩실 춤을 못추며 다리 못 펴 병신(病身) 아니니 가로 세로 뛰진들 못하랴 벼이삭은 고개 숙여 벌판에 금(金)물결이 일고 달빛은 초가(草家)집 용마루를 어루만지는 이 밤에― 뒷동산에 솔잎 따서 송편을 찌고 아랫목에 신청주(新淸酒) 익어선 밥풀이 동동 내 고향(故鄕)의 추석(秋夕)도 그 옛날엔 풍성(豊盛)했다네 비렁뱅이도 한가위엔 배를 두드렸다네. 기쁨에 넘쳐 동네방네 모여드는 그날이 오면 기저귀로 고깔 쓰고 무둥서지 않으리 쓰레받기로 꽹가리 치며 미쳐 나지 않으리, 오오 명절(名節)이 그립구나! 단 하루의 경절(慶節)이 가지고 싶구나! * 음력으로 8월15일을 추석이라 하는데, 중추절이라고도 하고 가위, 또는 한가위라고도 했다. '가위'란 옛 신라 여인들이 길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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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에 연 걸리듯나의시 2021. 9. 14. 00:02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김길순 지나는 길 어느 담장 밖으로 대추나무에 주렁주렁 셀 수 없을 정도로 대추가 많이 열렸데, 붉으스레 익어 가고 있었네. 그 무게가 자식 많이 낳아 애쓰셨던 어머니 일생의 추억을 본듯하데 혼자의 힘으로 아이들 학비 대랴, 옷사입히랴,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늘 이리 저리로 분주히 사셨던 어머니! 가느다란 가지에 실하게 달린 대추를 보며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격언 같은 말씀, 잠언 같은 말씀에 눈시울을 적셨네.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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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쌀나의시 2021. 9. 13. 00:02
햅쌀 김길순 오래전 부자는 곡간에 쌀을 가득 채워 두지만 요즘은 식구에 따라 그때그때 갓 찧은 쌀을 작고 크고 식구 수대로 포대 맞게 사다 먹는다. 그동안 쌀값이 쌌었는데 이젠 옛말이 되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햅쌀을 사 와야 하는데 그 가격이 20kg에 9만 원 육박한다 하네. 우리네 삶은 예부터 삼시 세 끼가 중요한지라 일단 쌀을 비축해야 안심이 되었다. 아파트 베란다 공간이지만 살 포대가 반으로 구부러지면 또 다음 먹을 쌀을 준비해야 마음이 넉넉해진다. 한가위엔 햅쌀로 밥을 지어야지 추석명절 차례 지내고 절구에 방아 찧는 달님에게도 소원 비는 그러한 추석이 되어야겠네. 내일은 햅쌀 한 포대 사 와야겠네.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