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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보면 김길순 외로울 때 거울을 보면 외로운 여자의 얼굴이 보이네. 달래주고 싶어 거울을 닦아 주네. 이럴 때는 슬픈 단조 음악이 아니라 행복을 채워주는 사랑의 미소 같은 음악이 들려오면 좋겠네. 외로움과 우울함이 주저앉으면 거울에서 보여 지는 얼굴은 곧 바로 마음으로 만..
가족들 사랑이 김길순 오순도순 아이들 어릴 때 맛있는 음식해 주고 국어 산수 공부 가르칠 때가 행복했었네. 집안이 시끌시끌 했어도 외출했다 돌아오면 엄마하고 반기는 그때가 좋았었네.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 희망이었었네. 그 예쁜 신발들이 신발장에서 하나 둘 이사 가듯 사라지고..
속 터지게 하는 그 말 한마디 김길순 수 십 년을 같이 살면서도 제일 인색한 그 말 한마디 무엇이 그리 힘들고 어려운가. 아침저녁 따듯한 밥상차려 와이샤쓰 다림질해서 대령待令하고 잘 다녀오시라 인사 하건만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는 아내 곁을 떠나와 보니 마치 갈비대가 하나 없어..
결혼 기념일에 김길순 청평 호숫가를 거닐며 호숫물 빛깔을 닮은 당신의 눈빛을 바라봅니다.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서 정신없이 여기까지 달려온 우리들은 장애물을 넘어온 달리기 선수가 아닐까요? 자식농사 지어서 짝지어 보내고 황량한 들판에서 벼포기 바라보며 우리가 출발했던 원..
섬진강 매화(문학 신문에) 정정순화가님의 미술개인전에 출품한 매화흩날리는 섬진강 판화를 보고 시를 썼음니다. 문학신문에 시집2 『피아노와 도마소리』에 수록된 작품 중 한편을 골라 신문에 게재 했기에 올렸습니다. 문학신문 2013년 제16호에 실린 글 입니다.
눈꽃송이가 김길순 봄눈이 사뿐사뿐 내려앉네요. 어린 소나무 가지에 눈꽃송이가 하얗게 피었네요 동심을 끝없이 몰고 오네요. 어느 생에서라도 저 눈꽃송이가 있는 산 풍경이라면 또 보러 와야겠네요. 봄꽃 향기도 좋지만 눈으로 보는 향기나지 않는 눈꽃의 아름다움도 음악처럼 마음..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다가 김길순 이웃집에 사는 딸 얘기다.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노처녀가 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4년제 대학을 나와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남자와 선을 볼 때 그녀가 하는 얘기는 이러 하였다. 결혼 후 바로 살림을 할 수 있는 집은 마련할 수 있습니까 ..
마늘이 김길순 양파 담는 망에 담겨 다용도실 벽에 걸린 마늘 긴 겨울 동안 마른 몸에 물 한 방울 축이지 않았는데 파릇한 새싹이 올라오네요. 겹겹이 쌓인 껍질을 뚫고서 추위를 참아내며 씨앗은 죽지 않았네. 김빠진 풍선처럼 쭈구러 들어도 곰할머니 쑥과 마늘을 자시고 인간으로 거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