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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격 박칼린의 지휘봉이 오르다 김길순 하얀 손이 오른다. 박칼린의 호명을 따라 남격 합창단 머리위에 막이 서서히 오른다. 너무 오래된 기억이지만 항상 나에겐 넌 위로 였어 천진한 빛을 타고 세련된 지휘봉이 오른다. 늘 아픔을 숨겨 왔었지 항상 넌 내 곁에 있을 거라고 음악은 눈을 뜨고 단원들 ..
요즘 책을 너무 안 읽는다 김길순 요즘 책 구입은 인터넷으로 구입하고 책의 내용과 정보를 매스컴을 통해서 보고 넘어가기 일쑤다. 그래서 그 책이 전달하려는 진정한 내용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참으로 기형적인 현상이다. 신간 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구독자가 별로 없다. 서점 안 매..
사진 다음 포토에서 남격 박칼린의 매력 김길순 그녀의 매혹적인 눈빛과 긴머리가 아닌 커트머리 속에는 그녀가 쏟아부은 예술 감독의 열정이 반짝이고 있다. 얼핏 왕년의 여배우 오드리 햅번의 커트머리와 시원스러운 눈매를 보는 것 같기도 하지만 박칼린 감독은 한국계 아버지를 닮아 까만 눈빛에..
구월의 우리는 김길순 오늘 우리는 산길을 지나 제천 청풍호수로 가네. 일회용 커피와 빈 노트 카메라를 들고서, 구월의 하늘은 높고 코스모스 피어있는 호숫가 사람들의 소리는 정겹기만 하네. 노을 진 하늘과 풀꽃이 물위에 아른아른 비칠 때 마이크로렌즈를 끼우네 남실거리는 물결도 내 시선을 맞..
작년에 왔던 각설이 김길순 그 해 늦은 가을 날 옥양목 바지저고리에 동냥자루 어깨에 걸쳐 메고 사립문 안에 들어서더니 털석 주저앉아 시작한다. 어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아 저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이렇게 곡식이 나올 때 까지 일절부터 십 절 까지--- 동..
둥글게하는 경비실 아저씨 /김길순 새로 온 경비 아저씨는 날마다 깨진 유리조각이며 깨진 접시를 자루에 넣는다. 울퉁불퉁한 자루를 땅에 몇 번 내리치면 사납게 생긴 모양이 기가 죽는다. 간밤에 불어온 곤파스 태풍 때문에 주민이 내놓은 화분들이 깨졌다. 바람은 탓하지 않고 가져가라는 연락을 ..
도자기 화병 김길순 장식장 은색 공간 해묶은 화병에서 다가오는 추억을 만난다 찬란한 봄 햇살 위로 탐스럽게 피어오르던 모란 꿈 많던 소녀가 활짝 웃는다 아릿한 기억 속에서 죽순을 보면 기차를 타고 달리던 한나절이 떠오르고 생울타리 따라가다 보면 대나무 키대로 서 있는 뒤란 거기가 시댁이..
골바람을 따라가다가 김길순 아파트 골바람을 따라가다가 만나는 오아시스 백화점 무료시식코너에서 한 모금의 온정으로 마른 입술 축이고 돌아오는 길 풀벌레 우는 여름 밤 벤치는 인생을 쉬어가라 하네 어릴 적 친구처럼 반기는 가로등 불빛도 무지개 빗살로 다가오는데, 사는 날 까지는 심장이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