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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미술전에서 김길순 나지막한 집에 창이 있고 굴뚝이 있는 소박한 마을 그 위로 연인 한 쌍이 하늘을 나는 모습 한 쌍이 되었다 해체되었다 다시 모이는 야곱의 꿈에는 새가 있고 양이 있고 날개 단 천사가 있고 도시 위에 잠자는 연인의 모습은 일상에서 구속 없는 시간 속으로 하늘..
김밥세상 김밥천국 김밥나라 이젠 /김길순 출출할 때 혼자 학교 주변 길을 가다 보면 유난히 음식점 간판이 눈에 들어오네. 김밥세상이 보이고 자장면 집 지나 김밥천국이 보이고 베이커리 지나 김밥나라가 나오네. 아! 나는 어디에 들어갈까 오거리에서 망서렸네 김밥맛이 비슷한 천국도 나라도 세상..
큰 소리로 기도하는 어린이. 김길순 봄이 오자 놀이터에는 자전거 타며 노는 아이들 소리 요란하다 어느 날 한 어린이가 자전거를 사달라고 두 손 모아 큰 소리로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기도는 조용히 드려야 된다고 사알짝 알려주자 아버지가 듣도록 크게 소리치고 기도 드려야지 자전거를 사 주신..
V자 수염을 보면 김길순 지폐에 보이는 이황 이율곡 세종대왕 모두V자 모양의 수염이네. 오만원 권 지폐에 나오는 신사임당 한복 저고리 앞 목선도 V자 바다를 항해 하는 배를 보아도 V자 모양 소리나는 대로 V를 브이로 읽으면 영어로 V는 빅토리Victory의 첫 글자가 되네. 희망과 경이로움을 가득히 안고..
봄비 내리네 / 김길순 우수 지나자 어린이 대공원에는 겨울을 이겨낸 나뭇가지에 연둣빛 꽃망울이 봄비를 머금고 있네. 보슬비에 젖은 머리카락 손가락으로 빗질해보네 겨우내 찌든 먼지도 말끔히 씻어 주네. 가로등은 하얗게 씻기어 뽀얀 얼굴 내밀며, 온종일 보슬보슬 가지 위에 연두 빛 새싹 틔우..
바닷가에서 김길순 바다가 노을에 부끄러움을 탄다. 썰물 개펄에 산맥 같은 물결무늬 몽근 모래 사이로 앙증스런 생물들이 바쁘다. 방게가 구멍을 뚫고 모래알을 밀어 올린다. 여인의 머플러가 해초 바람에 젖는다. 연서戀書는 노을 해를 먹고 소금 바다를 잉태한다.
추억의 앨범을 보며 김길순 앨범에 사진을 보니 여고생이었던 저 옆에 환하게 웃고 계신 분이 어머니시군요. 참으로 젊고 고우십니다. 남산 팔각정을 돌며 나무 그늘에 앉아 어머니가 만들어 오신 김밥을 맛있게 먹었었지요. 서울에서 자치하며 공부하는 저에게 고생되지만 참고 학업을 계속 해야 한..
안개 자욱하게 가린 용마산 김길순 용마산은 자욱한 안개로 얇은 커튼을 친듯 희뿌옇게 종일 제 몸을 숨기고 있네. 나무들이 초록변신을 하고 있는 중인가 봐. 콩새 한 마리 날지 않고 나무들의 흔들림도 없는 그러한 봄날 산맥같이 뻗은 뿌리들이 흙에서 모유를 먹듯 조금씩 물을 먹고 있나봐.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