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독만 배부른 항아리 김길순 어머니 시집살이 할 말이 너무도 많아 입은 크게 벌려도 속으로 눈물짓는 모습 그리움 가득안고 빈 배만 부른 채 두들겨 보면 탱 여운 남겨있는 그리움이 서린 몸짓 오늘도 그윽한 눈으로 하늘을 보며 할 말 못다 하고 안으로 눈물짓다 흙으로 남은 고독의 여인 사진 출처..
푸른 바람 김길순 서울에서 굽이굽이 산길을 지나 들어 오면 푸른 호수의 바람이 두통도 없애주네 봄바람 부는 청풍 호숫가 새벽 물안개 비단결로 나부끼는 풀잎 진분홍 봄 꽃들의 울타리 아름다운 자연이 말없이 선물을 주네 지나가는 봄바람 속에 내가 서 있네 같이 하지 못한 당신의 몫까지 진종일..
일출 김길순 수평선 저 멀리서 금빛햇살 물결 타고 다가온다. 어부의 수건에 빨려드는 햇살 만선의 꿈을 안고 닻을 올린다. 한 차례 바람이 일면 출렁이며 부딪치며 물기둥을 세우며 일출은 그러한 바다의 몸짓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바다 속 수초에 숨어 느릿한 동작으로 불빛도 없는 까만 밤을 털고 ..
하늘이 저렇게 옥같이 푸른 날엔(신석정) 글 / 김길순 삼월을 아쉽게 보내면서 신석정 시인의 시 한 편을 소개하고 시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화석이 되고 싶어 신석정 하늘이 저렇게 옥같이 푸른 날엔 멀리 흰 비둘기 그림자 찾고 싶다 느린 구름 무엇을 노려보듯 가지 않고 먼 강물은 ..
진달래꽃 빛 조약돌/ 김길순 투명한 물밑에 보이는 진달래꽃빛 조약돌 홍도의 조약돌은 저녁노을이 타오를 때 그 앙금 그리움이 되어 꽃빛으로 물들여지나 봐요. 조약돌 하나하나에 사랑하는 이들이 스치고 마음 깊은 곳에 그리움 쌓일 때 밝은 마음 채워 가라는 듯, 밀물이 조약돌을 촉..
덕수궁 돌담길 김길순 덕수궁 돌담길을 친구와 함께 거닐었습니다. 다정한 말이 오갈 수 있는 친구가 있으니 외롭지 않았습니다. 이 돌담길은 좀해서 혼자 걷지 않습니다. 청춘시절 푸르른 온갖 기억들이 되살아나기 때문입니다. 걸어야지만 행복해지는 돌담 길인가 봅니다. 돌아오는길 돌아 보고 한..
푸른빛의 야광 시계 김길순 찜질 전기장판 위에 누워 감기를 사로잡는다. 챗바퀴처럼 도는 온도계가 기침을 콜록일 때마다 불똥이 깜박 깜박 흔들린다. 야광시계는 바닥으로 푸른빛을 쏟아 붓고 인터넷 모뎀에선 반딧불이가 황색 날개를 파닥거린다. 반딧불에서 아련히 사라져간 등잔불까지 감기로 ..
아름다운 삼천포 바닷가에서 김길순 말로만 듣던 그 삼천포 천혜의 바다 유인섬 여섯 무인섬 다섯 그 사이를 시원스럽게 달리는 유람선에서 바다 풍경을 보네. 떡시루 모양의 섬과 아들딸 낳아 달라고 소원비는 돌섬은 옛 여인들의 정한이 떠오르기도, 암용굴 숫용굴 사이를 지날 때는 물안개 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