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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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캐던 날나의 산문 2020. 10. 27. 00:05
고구마 캐던 날 김길순 지난 추석 지난 후에 좀 한가한 때를 타서 시댁이 살던 옛 마을을 찾았다. 세상이 온통 코로나 때문에 거리두기 하던 때이다. 삭막한 현실이어도 오래전 어머님이 가꾸시던 밭에는 주인이 바뀌었어도 고구마 하며 들깨 고추들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전 결혼 초에 시댁에 갔을 때 마침 어머님이 가꾼 고구마밭으로 동행했었다. 나는 호미질이 서툴러서 어머니가 캐시는 밭고랑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놔두고 집에 들어가 쉬어라”시며 농사일은 해 본 사람이 쉽게 하지 아무나 못하는 것이여! 오히려 아픈 허리를 아프다는 내색도 없이 꿋꿋하게 일하시던 나의 시어머니! 오늘 어머니 산소 가는 길에 그 고구마밭을 지나게 되네요. 하루에도 몇 번씩 달려가곤 하시던 그 고구마밭 이젠 저랑 만나 고구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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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촛불이요" 를 부르면서나의 산문 2020. 10. 20. 00:05
"내 마음은 촛불이요"를 부르면서 김길순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 오리다." 김동명 시 김동진 작곡의 이 노래를 오늘 부르면서 촛불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촛불은 홀로 고요히 수직으로 타오르기 때문에 높은 곳에 신의 세계를 동경하는 인간의 고독한 영혼을 상징한다고 한다. 인간의 마음이 고요히 한 곳을 향하여 타오르는 촛불에 비유되고 많은 사람들은 촛불을 사랑한다. 비단 어둠을 밝혀준다는 것 외에도 촛불은 하늘의 세계, 곧 신성의 세계에 닿으려는 고독한 영혼의 모습이라고도 한다. 촛불은 신의 세계에 닿고 싶어 하는 인간의 고독한 영혼인 것 같다는 프랑스의 철학자 바슈라르의 아름다운 수필에서 좀 더 자세한 설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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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서정나의 산문 2020. 10. 12. 00:05
가을의 서정 김길순 가을은 의미 없이 머무는 자를 떠나게 하고 바윗덩어리처럼 굳은 가슴에 체온을 얹는 계절이다. 가을은 어느 계절보다도 강한 우리들의 계절이다. 라고한 윤재천 수필가님의 글귀가 떠오른 날이다. 윤곤강의 시 「입추立秋」를 보면 입추 / 윤곤강 소리 있어 귀 기울이면 바람에 가을이 묻어오는 바람 거센 밤이며 지는 잎 창에 와 울고 다시 가만히 귀 모으면 가까이 들리는 먼 발자취 낮은 게처럼 숨어 살고 밤은 단잠 설치는 버릇 나의 밤에도 가을은 깃들어 비인 마음에 찬서린 내린다. -윤곤강의시- 아래 김현승의 시 「가을의 기도」 한편을 더 올립니다.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떼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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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콜링 / 최성수 노래나의 산문 2020. 10. 11. 05:13
KBS 2에서 10일 방송된 '불후의 명곡' 골든컵 특집 2탄의 우승을 해서 트로피를 차지한 최성수의 노래 가사를 올린다.'동행' 이란 노래로 오래전 부터 많은 인기를 누려온 가수 최성수의 '명동 콜링'이 요즘 이들에게 감각에 맞는 가사와 노래로 절절이 다가온다. '예쁜 그대여 돌아오라' '나의 조각배야' 듣는이로 하여금 추억이 아름답게 떠오르게 만드는 곡 같아서다. -김길순- 명동 콜링 / 노래 최성수 Oh~ 달링 떠나가나요 새벽별빛 고운 흰눈 위에 떨어져 발자국만 남겨두고 떠나가나요 크리스마스 저녁 명동거리 수많은 연인들 누굴 약 올리나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 나의 궁전으로 바람 불면 어디론가 떠나가는 나의 조각배야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쇼 윈도우 비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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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향수>를 같이 감상 하고자 올립니다.나의 산문 2020. 10. 8. 00:05
정지용 시를 같이 감상 하고자 올립니다. 는 정지용 시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향토적, 회화적 공간의식과 상상구조의 특징 있는 고도의 세련미를 보게 된다. 전통적이며 토속적인 시어의 활용을 통하여 향토적인 정감을 효과적으로 살려내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노래로도 기억되지만 오늘 시를 한 번 더 다같이 외이고 싶어 올린다. -김길순-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워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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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상나의 산문 2020. 10. 5. 00:05
가을 단상 김길순 지난봄 여름은 바이러스 질병 때문에 지치는 사이 소리 없이 여름도 왔다 가고 소리 없이 가을이 와 오곡이 무르익는 자연의 신비에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다. 한가위 만월도 우릴 밝혀주었고 고향으로 달리는 마음도 제자리에 돌아와 현실에 충실해야 할 때가 왔다. 이맘때쯤이면 릴케의 詩이 언제 봐도 감동이기에 올린다. 가을날 / 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 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주시고,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송이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계속 고독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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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소수민족 문화말살? 조선족 교과서‘한글 퇴출'나의 산문 2020. 9. 17. 00:05
中의 소수민족 문화말살? 조선족 교과서‘한글 퇴출' 중국 소수민족 교육 정책에 의해서 조선족 학교들도 이번 학기부터 는 국어 교재를 바꾸면서 조선족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중국 당국이 '민족 통합 교육'을 강조하면서 조선어(한글)교육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있음을 조선일보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중국 소수민족 중 몽골족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몽골의 전통문화를 수호하자"며 반발하는 시위를 벌이고 등교 거부까지 했다고 전한다. 중국 조선족 사회에서도 "조선족 교육이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이번 교과서 변경으로 중국 대입에서 장기적으로 조선어 시험이 없어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소수민족 우대정책에 따라 그동안 소수민족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자기 민족 언어로 대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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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때 낙과 과일도나의 산문 2020. 9. 14. 01:02
장마 때 낙과 과일도 김길순 지난여름 비가 세차게 내린 후면 우리 집 그이는 아이들 삼촌네 작은 농장에 들러 낙과중에 비교적 상처가 덜한 과일을 한 보따리씩 가지고 왔다. 떨어진 살구며 자두, 그리고 복숭아 사과까지 냉장고도 한도가 있는지라 궁리 끝에 우유와 매실 진액을 넣어 갈아놓고 먹기로 하였다. 냉동실에는 작년 가을에 가지고 온 감이 아직도 얼려있는데, 요즘은 애호박은 가져 나르기를 그쳤고, 이제는 익은 누렁 호박을 가져온다. 좁은 베란다지만 관상용으로 본다며 화분도 옆으로 하고 올려놓는다. 어찌하랴. 동생의 손길 끝에 얻은 결실 채들이라 그이가 애지중지하는 것을 치울 수가 없었다. 지난 어느 날은 가지고 온 깻잎 때문에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자잘한 깻잎이라 두 식구 먹는데 양이 많아서 궁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