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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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유정에 대하여나의 이야기 2023. 8. 14. 00:01
소설가 김유정에 대하여 김길순 김유정은 고향인 실례(중리) 마을에 '금병의숙' 설립하여 문맹퇴치운동을 일으키고 을 집필하고 이어 , 의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도 하였다. 그가 결핵등의 병으로 비참하게 운명하는 1933~1937년까지의 5년 동안은 일제의 대륙진출을 위한 병참화정책으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민족적 궁핍화와 참담한 식민지적 현실을 초월 극복하려는 문화적 세련화가 가장 참예하게 진통하는 때였다. 김유정의 소설들의 일관된 모티브의 하나는 가난의 문제이다. 유정의 소설 인물들이 마지못해 택하는 길은 1930년대 한국 농민의 비참한 양태이다. 빚에 몰려 야반도주하며 걸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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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저녁 강에서나의 이야기 2023. 8. 13. 00:01
저녁강에서 복효근 사는 일 부질없어 살고 싶지 않을 때 하릴없이 저무는 강가에 와 웅크리고 앉으면 내 떠나온 곳도 내 가야 할 그 곳도 아슴히 보일 것만 같으다 강은 어머니 탯줄인 듯 어느 시원始原에서 흘러와 그 실핏줄마다에 하 많은 꽃 하 많은 불빛들 안간힘으로 매달려 핀다 이 강에 애면글면 매달린 저 유정무정들이 탯줄에 달린 태아들만 같아서 강심江心에서 울리는 소리 어머니 태반에서 듣던 그 모음만 같아서 지금은 살아있음 하나로 눈물겹다 저문 강둑에 질경이는 더욱 질겨 보일둥말둥 그 끝에 좁쌀 같은 꽃도 부질없이 핀다 그렇듯 세상엔 부질없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어 오늘 밤 질경이 꽃 한 톨로 또한 부질없는 것이 하나도 없다 아직 하류는 멀다 언젠가 이 탯줄의 하류로 하류로 가서 더 큰 자궁에 들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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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청산은 내 뜻이오 外 1편나의 이야기 2023. 8. 12. 00:01
청산(靑山)은 내 뜻이오 황진이 청산(靑山)은 내 뜻이오 녹수(綠水)는 님의 정(情)이 녹수(綠水) 흘러간들 청산(靑山)이야 변(變)할손가 녹수(綠水)도 청산(靑山)을 못잊어 울어예어 가는고 *** 을 보면 청산은 변함없는 자신의 마음이요, 잠시도 쉬지 않고 흘러가는 푸른 시냇물은 임의 정과도 같다. 물이야 흘러 가더라도산이야 변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흐르는 물도 자기가 놀던 청산이 그리워 울면서 흘러가는구나 *** 청산리 벽계수야 황진이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ㅣ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ᄒᆞ면 도라오기 어려오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ᄒᆞ니 수여 간들 엇더리 을 보면 청산 속에 흐르는 푸른 시냇물아, 빨리 흘러간다고 자랑 마라. 한 번 넓은 바다에 다다르면 다시 청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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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스와 로망의 뜻을 알아 본다.나의 이야기 2023. 8. 11. 00:01
로망스와 로망의 뜻을 알아본다. 김길순 '로망스'란 중세의 속어, 즉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을 뜻하는 로망어로 쓴 이야기를 의미한다. '로망스'란 말은 중세 초기의 새로운 지방어를 의미하는 말로, 고상하면서도 어려운 라틴어에 의도적으로 대신해서 쓴 말이다. '문학의 이해' 책을 보면, 소설은 로망스와 철학적인 이야기의 중간 양식이라고 나와 있다. 아직도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현재의 양식이기도 하다. '로망'은 12~13세기 중세 유럽에서 발생한 통속 소설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로망은 프랑스어로서 '실현하고 싶은 소망이나 이상'을 뜻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보면 * 멋진 몸매는 여성들의 로망이다. * 탄탄한 복근은 남성들의 로망이다. * 아름다운 모습은 여성들의 로망이다. *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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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지붕 위, 지붕 아래나의 이야기 2023. 8. 10. 00:01
지붕 위, 지붕 아래 마경덕 1호선이 스쳐 가는 역 길가에는 지붕만 보이는 허름한 공장이 있고 천막 천으로 덧댄 공장 지붕에는 낡은 페타이어가 드문드문 누워 있다 수원역을 향해 달리는 열차는 그곳을 빠르게 지나가고 검은 페타이어도 금세 눈앞에서 사라진다 왜 굳이 허리를 굽히거나 고개를 돌려 창 너머 그들을 확인하는가 지붕만 보여주는 공장은 그 자리에 있고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가며 가벼운 내 밥벌이를 생각한다 다행이다 지붕이 무사하니 지붕 아래도 무사할 것이다 벌써 십년이 지났다 *** - 《 열린시학 》2023년 여름호 ※ 마경덕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신발論』『글러브 중독자』『사물의 입』『악어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밤』 -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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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뻥튀기 공작소나의 이야기 2023. 8. 9. 00:01
뻥튀기 공작소 홍계숙 화요일마다 뻥튀기를 사러 간다 방금 튀겨낸 강냉이, 헛헛한 시간을 달래기에 뻥튀기만 한 것이 없어 입에 넣고 깨물면 빠삭 부서지고 한 알 더 넣고 또 넣고 입 안 가득 고소한 냄새를 씹는다 뒤집는다 삼키지 말고 뱉어볼까 소리와 냄새와 감촉은 정직하고 채워지지 않는다 순간 미끄덩 넘어가고, 심장에서 마법사로 태어날 것 같은 뻥튀기 팡, 솟구친다 언어는 부풀고 죽은 아버지가 일어선다 살아있는 어머니가 쓰러지며 문장은 완벽해진다 나는 화요일을 뻥튀기 기계에 넣고 튀기는 꿈을 꾼다 자그만 날개를 꺼내며 벚꽃으로 눈송이로 사방으로 흩어지고 두 손으로, 두 귀를 펼쳐, 열 개의 입을 벌려 받아먹는다 종이에 프린터에 가방에 알갱이가 뛰어다니고 화요일로 가는 버스는 뜯지 않은 뻥튀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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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타골의 <종이배>나의 이야기 2023. 8. 8. 00:01
R. 타골의 날이면 날마다 나는 종이배를 흐르는 물 위에 하나식 떠내려 보냈습니다. 배에는 크고 검은 글자로 내 이름과 내 사는 마음의 이름을 써 놓았습니다. 낯설은 고장 어느 누구든 배를 보고 내가 누군가 알기를 바랐습니다. 내 조그만 배에는 우리 꽃밭에서 꺾어 온 슐리꽃을 심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새벽의 꽃이 밤의 나라로 무사히 실려가기를 바랐습니다. 내 종이배를 띄워놓고 하늘을 유심히 보니 구름 조각들이 흰 돛을 펴고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늘에 있는 나와 같은 어떤 장군들이 구름 조각을 띄워 공중에다날려 보내며 내 종이배와 경주를 하려도 하는지 모르겠습 니다. 밤이 되면 나는 양팔에 얼굴을 묻고 내 종이배가 한 밤중 별 밑으로 떠 가고 떠 가는 꿈을 꿉니다. 잠의 선녀들이 종이배를 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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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아내 1 外 물나의 이야기 2023. 8. 7. 00:01
아내 1 유승우 1939년 4월 17일에 내가 이 세상에 왔으니 팔순의 마루턱을 넘은 지가 벌써 5년이나 되었습니다 죽음을 향한 어둠의 내리막길을 비틀비틀 걷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둠의 골짜기는 보지 않고 오직 아내의 얼굴만 바라보면 내 마음이 환해집니다 아내의 옛말이 "안해" 임을 알고 나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안은 마음이고, 해는 태양이니 아내는 내 마음속의 빛입니다 (2023년 7월호에 발표된 시) 물 / 유승우 물은 끓일 수 있지만 태울 수 없습니다 물은 흩을 수 있지만 없앨 수는 없습니다 물은 땅을 살리는 피고, 임자이며, 백성입니다 백성은 사랑을 받으면 제 몸을 흩어 바치고 버림을 받으면 얼음기둥이 되어 일어섭니다 유승우 시인 약력 * 본명은 유윤식柳潤植 춘천 출생 * 지로 등단 (박목월 시인 ..